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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남자>, 세상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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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남자> 5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혹시 네 목적이 복수니? 나에게 복수해서 네가 얻는 게 뭔데?” <착한남자>의 문제점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어쩌면 한재희(박시연)일지도 모른다. 사랑했던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지만 배신당했고, 그러니 복수를 해야 한다. 강마루(송중기)를 움직이는 동력은 이게 전부다. 하지만 그 복수심은 만나달라는 재희의 부탁도 들어주고, 재희가 물에 뛰어드는 무리수를 감행해도 그녀를 구해내 침대에 눕혀주기까지 하는 마루의 태생적인 ‘착함’ 앞에 가려진다. 복수를 하고 있지만 목적은 명확하지 않고, 그 복수를 통해 얻어낼 무언가도 없다. 함께 파멸을 향해 질주하려해도, 마루에게 도구여야만 하는 여자 은기(문채원)를 향해 자라는 마음이 자꾸만 브레이크를 건다. 사건의 진행은 리조트 매각을 막기 위해 하룻밤에 경제·경영 전반을 마스터하는 마루의 머리회전만큼 빠르지만, 그 전개는 정확히 그만큼 비현실적이다.

그 사이에 빛을 잃는 것은 결국 인물들의 색이다. 나쁜 남자로 살아가려는 착한 남자 마루를 위해 은기는 그를 오매불망 기다리는 착한 여자가 되어야만 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을 지키기 위해 마루를 흔들어 놓아야만 하는 재희의 행동은 더더욱 일관성이 없다. 마루와 은기의 멜로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복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기본 조건이 아니라면, 마루에게 남은 복수의 의지도 그리 강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니 <착한남자>가 복수에 취한 남자의 분위기, 배우의 연기에만 기대어 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차칸’과 ‘착한’ 사이에 가려진 ‘세상 어디에도 없는’이라는 수식어가 주는 반어의 느낌은 사라지고, 나쁘지도 착하지도 못한 남자와, 전형적인 나쁜 여자와 착한 여자만 남았다. 치명적으로 아름답고, 비현실적으로 완벽한 강마루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남자인 것은 맞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착한 남자>는 세상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그리고 식상한 복수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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