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종류 서양과 달라…"한국인에 맞는 백신 개발 필요"
차영주 중앙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와 녹십자의료재단 등이 실시하고 대한의학회지(JKMS) 최근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조사대상 여성의 34.2%에서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HPV 감염양상은 지역별로 큰 차이가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우리의 자궁경부암 예방전략, 백신개발, 백신의 효과에 대한 평가 등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금까지 HPV 유병률을 알아본 가장 크고 정교한 연구"라는 점도 강조했다.
HPV는 성관계로 전파되는 바이러스다. 감염이 되더라도 암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HPV는 100여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중 13가지(16, 18, 31, 33, 35, 39, 45, 5, 52, 56, 58, 59, 68형)가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고위험 종류다.
나이별로는 18∼29세가 유병률 49.9%로 가장 높았다. 30∼39세 36.0%, 40∼49세 30.7%, 50∼59세 32.2%, 60∼69세 33.1%, 70∼79세 36.6%였다. HPV 유병률이 성관계를 시작하는 젊은 여성에서 높고, 중년에서 감소했다가 고령에서 다시 증가하는 패턴은 세계 공통적이다.
나이별로 흔한 바이러스 종류는 18∼29세의 경우 52-16-58-18형 순이었다. 30대는 16-52-58-18형 순이다. 40대 52-16-58-18형, 50대 52-16-58-18형, 60대 16-52-58-18형, 70대 16-52-58-68ㆍ56형 순이다.
한편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은 6형과 11형, 16형, 18형 등 네 가지에 예방효과가 있다. 가다실 접종 권장연령에 해당하는 18∼29세에게 흔하게 발견되는 52, 58형은 백신이 막아주지 못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18∼79세(중앙값 44세) 한국 여성 6만 775명을 대상으로 2006년에서 2011년까지 진행됐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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