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해변 음주 전면 금지시키겠다”
단속부터 할 일 아니라는 상가번영회
강릉경찰서는 12일 강릉시와 동해해경, 경포번영회 등 관계기관과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포 해변 음주금지 추진 간담회’를 열고 13일 개장하는 경포해수욕장 백사장에서의 음주행위를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조치가 시행될 경우 백사장 음주 단속으로는 전국에서 첫 사례다.
장신중 강릉경찰서장은 간담회 자리에서 “피서철 경포 백사장은 거대한 술상이 된다”며 “만취로 인한 폭력과 익사사고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쾌적해야 할 피서지가 집단 타락 장소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인근지역 상인들은 반발하고 있다.
정책의 우선순위를 잘못 뒀다는 지적과 함께 지역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속도조절을 요구한 상태다. 충분한 홍보나 계도기간을 거치지 않고 단속부터 이뤄지면 혼선만 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허병관 경포번영회 회장은 “갑작스런 시행도 문제지만 백사장에서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건전한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계도하고 선도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풍선효과’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해변 음주 통제로 인한 사고가 주변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풍선효과는 풍선의 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불거져 나오는 것처럼 하나의 문제가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에 앞서 지난해 강릉시는 건전한 피서 문화 정착을 위해 오전 5시~8시 피서객들의 해변 출입을 막고 청소를 벌였다가 인근 송림과 도로변 음주만 확산시켜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한편, 강릉경찰서는 강릉시와 시의회에 관련 조례 제정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내 곳곳에 음주 금지를 안내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유리병 반입 금지 등의 세부적인 지침도 마련하기로 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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