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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과 '야구장' 갔다 기겁한 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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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한그릇 '5000원' 최대 4배 높게 받아…암표상도 여전

잠실야구장 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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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 간식 최대 4배 비싸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두산베어스 팬인 직장인 김민수(29·잠실)씨는 '서울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20일 잠실구장 입구에서 화들짝 놀랐다.

전에만 해도 오징어, 쥐포, 맥주 등을 미리 준비해 갔지만 오늘 만큼은 여자친구와 함께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쫀쫀해 보일 것을 우려해 과감히 현장에서 구매키로 했다.
입구에서 왕쥐포 한 마리 가격은 시중가보다 3~4배 비싼 4000원. 김밥 한 줄 역시 3배가량 비싼 3000원. 야구장으로 들어가는 길에서는 암표상이 1만6000원짜리 표를 2만원에 팔고 있었다.

'배고프다'는 여자친구의 말에 따라 야구장 안 분식집에 들어선 김씨는 가격표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도시락이 1만원, 라면 한 그릇이 무려 5000원. 시중보다 2배나 비싼 가격에 속이 쓰렸지만 여자친구와의 멋진 야구 데이트를 위해 라면 한 그릇(5000원), 만두 한 접시(5000원)를 먹은 뒤 관람석에 앉았다.

경기 초반 두산이 2점을 내주자 목이 타 들어간 김씨는 편의점 맥주보다 양은 20㎖ 적고 가격은 50원 더 비싼 야구장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여자친구가 마시다 남긴 맥주까지 원샷 해 버렸다.
김씨의 깊은 탄식에 옆에 앉은 두산의 남성팬들이 플라스틱병 소주 한 잔을 건넸다. 양은 병 소주의 2배가 채 안되는데 가격은 4배나 더 비싼 귀한 소주였다.

경기가 중반으로 치달으면서 김현수 선수의 선전에 기분이 좋아진 김씨는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간식을 먹으러 나왔다.
잠실야구장 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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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음식점 가격은 밖과 별반 차이가 없겠지 싶어 던킨도너츠에서 도너츠를 사려고 해피포인트 카드를 꺼낸 김씨의 여자친구. 하지만 매장 직원은 “야구장에서는 해피포인트 적립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기분이 상한 김씨 커플은 도너츠를 포기하고 편의점 GS25로 자리를 옮겼다. 김씨는 두산의 4번타자 최준석 선수의 홈런을 기원하며 홈런볼을 먹고 싶어했고, 여자친구는 포카칩을 먹고 싶어했다.

작은 걸로 2개 달라고 했더니 매장 직원이 “스낵류는 대(大)자만 판다”고 해 울며 겨자먹기로 여자친구가 먹고 싶어했던 포카칩 대용량 한 봉지를 샀다.

목이 말라 음료수를 하나 사먹으려고 보니 가장 싼 것이 1300원. 경기장 내에는 그 흔한 커피자판기도 하나 없었다. 달랑 얼음물 하나를 1000원이나 주고 사서 다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피 말리는 연장 접전 끝에 두산이 LG에 5-7로 패했다. 경기가 끝나자 속상한 김씨의 마음도 모르는 여자친구는 “LG트윈스 이대형 선수가 정말 멋있다”며 유니폼을 사겠다고 가판대로 달려갔다. 가격표를 보니 유니폼 값도 지난해보다 4000원이나 올랐다.

물가는 오르고, 야구는 지고, 속도 몰라주는 여자친구 덕분에 김씨는 이날 남몰래 혼자 속으로 세 번 울었다. 4000원이나 하는 홈런볼 대(大)자를 못 먹어서 최준석 선수가 홈런을 못 친 것만 같고, 얇은 주머니와 야구장 바가지 물가가 한없이 원망스러웠다.
잠실 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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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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