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윤종신’은 일종의 발명입니다. 윤종신은 서태지처럼 신비롭거나 이승환처럼 폭발적이거나 유희열처럼 예민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젖은 모래 위를 힘주어 걷듯 매달 노래를 남깁니다. 그리고 그 자국은 창작자의 생활인 동시에 청취자의 일상이 됩니다. 만든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가 앞으로 영영 ‘나른한 이별’을 떠올릴 때마다 벚꽃도 목련도 아닌 개나리가 만개한 4월을 기억하게 된다는 것은 분명 특별한 경험이자 은밀한 교감이 될 것입니다. 심지어 앞선 달에는 김완선의 목소리로 애절한 발라드를 만들고 들었으며, 일 년 전 4월에는 장필순의 목소리로 무심하게 봄을 환영하는 인사를 만들고 들었던 기억이 겹쳐지면서 윤종신의 일지는 어떤 사람들에게 추억을 정리하는 서랍으로 활용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니까 모두의 월간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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