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재현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유토피아로 남는 과거가 있습니다. 명장 미헬스와 천재 요한 크루이프가 만나 일으킨 1974년 네덜란드 축구대표팀의 토털풋볼 혁명, 고다르와 트뤼포가 필자로 활동하던 50년대의 <까이에 뒤 시네마> 같은 일회적 순간들 말이지요. 하여 때로 어떤 노력들은 미래가 아닌 과거를 쫓습니다. 수많은 멜로딕 스피드 메탈 밴드들이 헬로윈의 80년대 앨범 < Keeper Of The Seven Keys Part 1, 2 >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것처럼. 고음역의 미성을 자랑하던 마이클 키스케와 재기 넘치는 기타리스트 카이 한센, 감성 풍부한 악곡을 만드는 마이클 바이카스 등 동시대 같은 나라에 모인 이 탁월한 천재들은 빠르고 격렬하지만 서정적인, 세상에 없던 장르를 완벽한 형태로 떡하니 내놓았습니다. 카이와 키스케가 떠난 헬로윈을 비롯해 많은 밴드들이 더 뛰어난 연주력과 녹음 기술을 앞세워 좋은 앨범들을 냈지만 누구도 < Keeper Of The Seven Keys Part 2 >에 실린 ‘Eagle Fly Free’를 처음 들을 때의 충격을 재현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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