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킬빌>의 오마주로 더욱 유명해진 정창화 감독의 영화 <죽음의 다섯 손가락>에서는 수많은 홍콩 무술 영화에서 되풀이된 클리셰가 다시 한 번 등장합니다. 주인공 제자에게 비급 ‘철권비급’을 물려주며 ‘정의를 위해서만 써야 한다’고 당부하는 스승의 모습이죠. 이제는 영화감독으로 더 익숙한 유하는 자신의 첫 시집에 수록된 ‘돌아온 외팔이’에서 이런 홍콩 영화의 정서에 대해 ‘그러고 보면, 자신의 재주를 삼가고 귀히 여긴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앞서의 영화에서 팀 이름의 힌트를 얻은 멜로딕 코어 밴드 파이브 핑거스 데쓰 펀치의 곡 ‘Remember Everything’의 꽉 찬 사운드에서 느껴지는 팽팽한 기운은 그래서 혹여 불의의 살생이라도 저지를까 싶어 죽음의 다섯 손가락을 꽁꽁 봉인한 홍콩 영화 주인공을 연상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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