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추가 상승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아직은 베팅에 나서도 될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경기는 느리지만 회복되고 있고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정책 공조도 여전히 기대해 볼 만 하다는 설명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눈에 보이는 거시경제 지표나 금융시장 환경은 여전히 녹녹치 않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주가는 꾸물꾸물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증시는 120일선을 돌파한 상태에서 안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고 중국도 7% 성장 운운하는 순간에 저점을 확인,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강세장은 비관 속에서 태어나 회의 속에서 자란다'는 증시 격언이 떠오른다. 우리는 글로벌 경기가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세에 진입하고 있으며 예상 보다 느린 경기 회복을 진작시키기 위해 각국 정부가 정책을 경기 부양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말 장세의 무게 중심을 위쪽으로 두고 있다.
유럽 경제가 더 나빠지더라도 미국 및 일본 경기의 회복세가 이를 만회하며 선진국 전체의 경제 성장률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신흥국도 비슷한데 중국 경기는 내년 1분기까지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여타 지역의 성장은 회복기에 놓여있다. 경기는 느리지만 방향은 우상향이고, 정부정책은 경기부양적일 때가 주식시장 투자환경으로는 가장 좋다. 위험한 순간은 모든 이들이 경기가 회복되었다고 느끼기 시작하고, 정부는 긴축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시점이다.
소재(정유, 화학, 철강) 업종과 건설 업종은 이익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견조하고(8월 이후 상향 조정됐거나 화학의 경우 조정 폭이 미미함) 밸류에이션이 매우 낮아 투자 매력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방어주 내에서는 제약-바이오와 유틸리티 업종의 이익 전망치가 큰 폭 상향 조정,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수준이다. 자동차와 반도체는 이 익 상향 조정으로 인해 주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밸류에이션이 8월 보다 낮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다만 자동차주의 경우 외인, 반도체의 경우 기관의 순매수가 10월 이후 강하게 이뤄졌다는 점은 단기적으로 부담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삼성전자 가 9개월 여 만에 다시 주당 100만원을 넘어서며 역사적 최고가(101만4000원)에 근접했다.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 또한 직전 고점을 상회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주도주 부각 가능성을 시사하는 요인이다.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 비중이 오히려 이전 수준 보다 낮은 경우 지수 상승에 따라 함께 오른 경우거나 리밸런싱 차원의 상승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역사를 보면 글로벌 위기 이후 주도주가 탄생했다. 2004년 차이나쇼크 이후 조선과 철강 업종이, 2008년 미국 금융 위기 이후 자동차와 화학 업종이 각각 주도주 로 떠올랐다. 유럽 위기는 또 다른 주도주를 탄생시킬 것이며 삼성전자가 그 중심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주도주 형성 이후 코스피는 단기적으로 제한된 흐름을 보였다. 단기 상승에 따른 가격 부담으로 인해 추가 상승이 제한된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으로 코스피는 '빅 랠리(Big Rally)'를 시현했으며 해당 종목이 강세장을 주도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이번 주에도 정책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지수 상승에 기여할 전망이다. EU와 G20 재무장관들이 7일부터 이틀 동안 EFSF 증액을 비롯해 10월 말 EU정상회의에서 마련된 방안에 대해 후속대책을 내놓을 지가 관심이다. 이번 주에도 지수 상승세는 이어지겠지만 코스피가 2000선에 근접할수록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감은 좀 더 커질 수 있고 정책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약해질 수 있다. IT와 자동차주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유지하지만 옵션만기일과 그 이후, 지수 변동성이 확 대될 개연성은 남아있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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