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험사, 글로벌 보험왕을 꿈꾼다-⑦대한생명
2009년 베트남 진출,,그룹 통 큰 지원에 인지도 늘어
봉사활동 등 현지화 전략 주효,,점유율 2% 벽 돌파
[베트남 호찌민=아시아경제 조태진기자]이달 초 호찌민에서 만난 국내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너나할거 없이 넉 달 전 방문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대한 현지 정부의 환대를 화제로 떠올렸다. 국가원수급 VIP에게나 가능한 콘보이(경찰호위 차량) 서비스를 제공, 김 회장의 일정 소화에 차질을 빚지 않게 배려한 것이 교민은 물론 현지인들에게도 큰 인상을 남겼다는 것이다.
현정섭 대한생명 베트남법인장은 "김 회장이 다녀간 이후 상품 인허가 등 큰 변화를 느끼고 있다"며 "현지 보험설계사들의 로열티가 높아지는 부수 효과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2015년까지 신규계약 50% 목표=대한생명은 지난 2009년 4월 베트남 보험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생명보험사로는 처음이다. 2년이 지난 올해 1ㆍ4분기 현재 신계약 2만여건, 보험료 500만 달러를 달성해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점유율도 2.3%로 중소 외국계 생보사의 경우 최소한 3년 걸린다는 '2% 벽'을 이미 넘어섰다. 호찌민 두 곳과 하노이 한 곳 등 3개로 출발한 영업점도 닥락 등 4개 지역 11개로 늘었다.
현 법인장은 "대만 케세이파이낸셜 등은 일선 지점장 등 20여명의 본사 직원을 파견하고 있다"며 "그러나 본사 직할 관리체제는 현지 설계사와의 의사소통과 조직관리 등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대한생명 보험설계사 매니저들은 일주일에 한 번 호찌민시 함나히가(街) 피데스코타워에 있는 대한생명 법인 사무실에 모인다. 최근 회의의 화두는 유니버셜보험 상품 판매 전략. 현지 시장이 단순 교육보험에서 보장형 상품으로 다변화되는 추세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 법인장은 "설계사가 아는 사람들 위주로 상품을 팔던 방식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며 "정체된 시장을 벗어나려면 고객의 5% 선에 머물러 있는 유니버셜보험 판매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보험설계사를 1만 여명으로 두 배 이상 늘리고 다낭, 하이퐁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지점을 추가해 오는 2015년까지 시장점유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그는 "현지 보험산업은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고, 보험수요층인 30세 이하 인구가 전체의 60%로 보험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최고의 상품과 고객서비스로 베트남 보험산업 발전에 적극적으로 기여해 위대한 도전의 역사를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잠재고객을 품에 안아라"=대한생명이 단기간에 자리를 잡는 데는 사회공헌활동 프로그램이 한 몫 단단히 했다. 기자가 사무실을 찾은 날에도 설계사 100여명이 호찌민 아동병원에 월병을 전달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매달 한번씩 아동병원을 찾아 어린이 환자들에게 간식을 나눠주고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는 등 미래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
지난 7월에는 그룹 차원에서 구성한 대학생 봉사단이 어린이 병원을 찾기도 했다.
이종호 베트남법인 차장은 "8월에는 빈증지역 구호센터와 고아원 캠프를 방문해 음식을 전달하는 등 매달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정부도 이러한 사회공헌 공로를 인정해 지난 1월 성공적인 외국기업에 수여하는 황금용상(Golden Dragon Awards)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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