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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총수 제치고 아프리카 제2 富國 총영사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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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창 세이셸공화국 명예총영사의 달리기 인생

[아시아경제 김동원 선임기자]
달리기에 미친 한 남자의 얘기가 새삼 화제다. '달리면 인생이 달라진다'라는 제목의 책을 최근 펴낸 정동창 세이셸공화국 명예총영사(50)를 11일 만났다. 정 명예총영사는 30대 후반 달리기의 매력에 흠뻑 빠진 뒤 10여년간 마라톤 풀코스를 70여 차례나 완주했을 정도로 달리기 마니아다.

정동창 명예 총영사가 2009년 8월 1 '울트라마라톤'에 참가해 프랑스 샤모니지역을 달리고 있다. 울트라마라톤은 무려 166킬로미터를 주파해야 한다.

정동창 명예 총영사가 2009년 8월 1 '울트라마라톤'에 참가해 프랑스 샤모니지역을 달리고 있다. 울트라마라톤은 무려 166킬로미터를 주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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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마라톤 대회는 물론 보스톤 뉴욕 런던 도쿄마라톤 대회 등 굵직한 국제마라톤대회까지 그의 발길과 숨결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그는 마라톤 풀코스의 2배가 훌쩍 넘는 100㎞를 쉬지 않고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에 도전해 14시간만에 완주한 기록도 갖고 있다. 프로급 아마추어인 셈이다.

여행사 대표이자 아프리카 2위 부국인 세이셸공화국 명예총영사를 맡고 있는 그가 달리기에 이토록 목숨을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달리는 것은 삶 그 자체"라는 명쾌한 답변이 돌아왔다.

정 명예총영사는 "한국외대 졸업후 국내의 한 여행사에 취직해 10년 정도 다닌 후 1997년 여행사를 차리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면서 "한창 들떠 있던 와중에 느닷없이 닥친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여파로 실패의 쓴잔을 마시고 말았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좌절과 실의에 빠진 그는 한강에 투신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정동창 세이셸공화국 명예총영사가 울트라마라톤에 나서 프랑스 산악지역을 통과하고 있다.

정동창 세이셸공화국 명예총영사가 울트라마라톤에 나서 프랑스 산악지역을 통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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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는 피로와 스트레스에 찌든 90㎏의 거구에 채찍질을 가하기로 마음을 돌렸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그가 선택한 것은 바로 달리기였다. 그는 "다리에 쥐가 나도록 달리면서 흠뻑 땀을 흘리고 심신을 충전하는 과정을 수차례 되풀이하면서 점차 자신감을 회복하게 됐다"고 말했다. 달리기의 무한 매력에 빠진 그는 마라톤에도 뛰어든다.

그의 달리기 인생은 그에게 명예총영사라는 뜻밖의 직함을 가져다주는 지렛대가 됐다. 그는 2004년 초 이름도 생소한 세이셸공화국이라는 나라에서 명예총영사 공모에 신청하라는 연락을 받게 된다. 그는 "법정 스님의 해외여행을 수행한 인연과 마라톤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케냐 선수단을 후원했던 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귀한 기회를 얻게 된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국내의 재벌급 CEO들과의 경쟁을 거쳐 당당히 명예총영사가 된 후 세이셸공화국에서도 마라톤대회를 개최하는 등 달리기 전도사로 맹활약하고 있다.

달리면 인생이 달라진다 책 표지

달리면 인생이 달라진다 책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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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셸공화국은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지가 세계 최고의 해변 톱10 중 1위로 선정했을 정도로 풍광이 뛰어나다. 인구는 9만명이 채 안되는 아프리카 소국이지만 '지상 최후의 낙원'으로 불린다. 지난 4월말 결혼한 영국 윌리엄 왕자 부부가 신혼여행지로 선택한 곳도 바로 여기였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전 가족들과 여행한 곳도, 세계적인 축구 스타 베컴 부부가 결혼 10주년을 기념해 찾은 곳도 역시 세이셸 해변이었다.

정 명예총영사는 현재 서울 수송동에 위치한 주한 세이셸관광청에서 김빛남 소장 등 직원들과 함께 관광낙원 세이셸의 홍보전도사 역할을 하느라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9월에는 국내 요트업계의 대표주자인 700요트클럽(대표 이은정)에서 세이셸공화국의 관광상품을 알리는 설명회를 갖기도 했다. 세이셸공화국은 요트 스킨스쿠버 낚시 등의 천국으로 통한다.

세이셸공화국의 가장 아름다운 섬 가운데 하나인 라 디그 섬 해변의 환상적인 풍광.

세이셸공화국의 가장 아름다운 섬 가운데 하나인 라 디그 섬 해변의 환상적인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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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정 명예총영사의 '달리면 인생이 달라진다' 출판기념회때는 박선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박경태 성공회대 교수, 한복 디자이너 김혜순 씨 등 지인들이 다수 참석해 그의 '유별난 달리기 인생'을 축하해줬다. 아웃도어의 강자로 통하는 노스페이스사에서는 아마추어 마라톤 강자인 정 명예총영사를 후원하기 위해 의류 등을 협찬하기도 했다.

그는 충남 서산 출생으로 아주관광 부장 및 여행춘추, 에코원디스커버리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현재는 인오션M&C라는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마라톤을 테마로 한 해외여행 상품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정 명예총영사는 "마라톤을 하다보면 육체적 고통은 어느덧 사라지고 마치 편안하게 앉아서 명상을 하는 것처럼 무아지경의 상태에 이르게 된다"며 "달릴 때 느끼는 일종의 쾌락인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를 경험한다면 절대로 달리기를 그만 둘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창 세이셸공화국 명예총영사(가운데)가 지난 9월22일 '달리면 인생이 달라진다' 출판기념회에서 박선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오른쪽), 한복 디자이너 김혜순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동창 세이셸공화국 명예총영사(가운데)가 지난 9월22일 '달리면 인생이 달라진다' 출판기념회에서 박선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오른쪽), 한복 디자이너 김혜순씨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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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명예총영사는 지난해 3월 세상을 하직한 법정스님과의 유럽여행 시절을 떠올리며 "스님께서 달리기란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인 만큼 많이 걷고, 달려야 좋은 생각이 많이 나온다고 격려하신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고 전했다. 그는 "달리기는 자신의 두 다리에 의지해 홀로 뛰면서 끊임없이 자신과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하는 고독한 경기"라며 "그래도 곁에서 함께 달려주는 사람들이 있어 달리기는 외롭지 않고 행복한 또 하나의 네트워크"라고 역설했다.

그는 '달리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책자를 기자에게 건넸다. 그 책에는 저자 사인과 함께 "달리면 달릴수록 행복해집니다!" 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김동원 선임기자 d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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