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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유기업 지원 저금리 정책에 중산층 희생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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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중국 지린성에 사는 왕젠핑씨 부부는 연간 가계 수입이 1만6000달러(약 1850만원)로 일반 도시 가구 평균의 두 배가 넘는다. 방 3개 짜리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고 은행에 5만달러가 예금돼 있다. 그러나 요즘 저축된 돈의 가치가 점점 줄고 있다는 생각에 쇼핑을 하거나 외식을 하기가 무서워진다. 자연스레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화학공장이 밀집한 지린성에서는 서민들의 저축으로 예금고가 풍부한 국유은행들이 낮은 금리에 국유기업, 부동산개발업자 등에 대출을 해주고 있어 부동산 버블을 야기하고 있다. 주택 가격은 갈수록 올라 저축한 돈으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서민층은 울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국유은행들과 국유기업 지원에 유리하도록 저금리 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저축률이 높은 일반 서민 가정들이 상대적 손실을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은행의 1년 예금금리는 3.5%지만 8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 6.2%와 비교할때는 3%포인트나 낮은 마이너스 상태다. 인플레이션율을 따라 가지 못하는 금리 때문에 왕씨 부부 같이 은행에 저축을 많이 한 서민들은 보유 자산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정부의 사회보장제도가 취약하고 저임금, 주택 가격 급등세 등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요소들이 많아 서민 입장에서는 저축을 많이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저축을 많이 하는 13억 중국인의 희생에 의해 국유은행, 국유기업들이 살 찌고 있으며 이러한 경제 구조로는 서민들의 소비가 위축돼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JP모건의 전 최고경영자(CEO) 였던 칼 E. 월터 '붉은 자본주의(Red Capitalism)' 공동저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은행들은 국유기업들에 대출을 해주고 있지만 일반 가계에는 벌을 주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45% 정도였지만 지금은 35% 수준으로 급감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 비중이 GDP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소비가 위축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NYT는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인 만큼 중국에서의 소비 위축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 경제성장 둔화를 야기할 수 있는 세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마이클 패티스 베이징대 교수는 "지금까지의 중국 경제 성장 방식은 이미 유통기한을 지났다"면서 "지속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서민들을 벌주는 것을 그만하고 소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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