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매라" 기업 3곳 중 1곳은 판관비율 ↓

100대기업 중 64개사, 전년 대비 판관비율 축소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판관비(판매관리비)를 줄여라" 올 상반기 국내 100대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판관비가 대체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제위기상황에서 '쓰는 돈'을 줄여서라도 이익을 최대화하겠다는 비상경영 움직임에 따른 것이다.

기업분석기관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매출액순 국내 100대 상장사(금융사 제외)의 올 상반기 판관비 현황을 조사한 결과 64개 기업의 판관비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고 11일 밝혔다.

100대 기업의 작년 상반기 매출액은 410조1929억1700만원에서 올 상반기 440조1188억 500만원으로 7.3% 올랐다. 그러나 같은 기간 판관비율은 지난해 13.6%에서 올해는 13.8%로 0.2%p 정도만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매출 실적이 작년보다 올랐음에도 판관비를 오히려 감축한 기업도 12개사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판관비가 5조202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5조8141억원에 비해 10.5% 감소했고, 판관비율은 11.2%에서 9.3%로 1.9%포인트 내려갔다. 삼성SDI와 삼성전기의 상반기 판관비가 각각 9.7%와 8.7% 감소했다.

아울러 대한항공의 올해 상반기 판관비는 601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187억원보다 2.8% 줄었고, 아시아나항공 역시 3095억원에서 2998억원으로 3.1% 감소했다.

매출액이 감소한 LG전자의 판관비도 1조7852억원에서 1조6361억원으로 8.4% 줄었다.

이는 국내 대기업들이 대내외 위기 상황 속에서 매출 실적을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하자, 이익을 극대화하고 손실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는’ 경영 패턴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일선 소장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수출주도형 대기업들은 요즘 같은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에서 판관비를 줄여서라도 실질 이익을 최대한 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이 같은 비상경영 기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판관비는 기업에서 판매 및 기업 관리와 유지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통칭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급여, 복리후생비 등이 포함된다.

조슬기나 기자 se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