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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에 큰 업적 꿈꾸다 추락···이국철 회장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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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공무원 근무하다 창업
해태중공업·신아조선 인수하며 승승장구
뇌물공여 및 비자금 조성 등 밝혀지며 경영서 손떼


이국철 SLS그룹 회장

이국철 SLS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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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 대한 금품 제공을 폭로한 이국철 SLS그룹 회장은 임병석 C&그룹 회장과 함께 2000년대 중반 조선업계에 뛰어들었다가 비리로 오명을 쓴 인물이다.
1962년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국립철도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81년 서울지방철도청에 9급 공무원으로 입사해 10여년간 근무하다가 1994년 철도관련 업무를 맡았던 경험을 살려 철도부품 공장인 ‘디자인리미티드(현 SLS중공업)’을 세우며 사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4년 뒤인 1998년에는 해태중공업 창원공장을 인수해 국내 최초 신형 무궁화 객차의 개발로 대통령 표창을 받는 등 성장 가도를 구가했으며, 2000년대 초반 대구 지하철에 철도 차량을 공급해 큰 돈을 벌었다.

SLS라는 그룹명은 ‘바다(Sea)-땅(Land)-하늘(Sky)’에서 각각 큰 족적을 남기는 기업이 되자는 뜻이 담겨져 있으며, 이 회장이 직접 고안했다고 한다. 그룹명에 맞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이 회장은 2006년 종업원 지주제로 운영되고 있던 경남 통영에 소재한 신아조선을 인수해 사명을 ‘SLS조선’으로 바꿨다.
2000년대 중반은 조선업이 사상 최대의 수주 실적을 이어가면서 신생 중소 조선사가 대거 문을 열었던 시기다. 중형 신조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던 SLS조선을 인수한 이 회장은 한 동안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두 번의 기업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면서 이 회장의 이름이 대외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 또한 이 때부터다.

그를 아는 주변인들은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인데다가 머리가 비상하고 치밀했다”며 “사업에 있어 운을 잘 타고 났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성공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비자금 조성 및 뇌물 공여 등 떠돌던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던 것이다. 창원지법은 지난해 11월 뇌물공여 및 허위공시, 비자금조성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과 형인 이모 대표이사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이 회장으로부터 2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진의장 전 통영시장이 임기를 6개월 앞두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회장은 2007년 8월 SLS조선의 1400억원 규모 자본잠식을 은폐하기 위해 싱가포르 소재 해운회사로부터 차입한 1억달러를 자본으로 허위 공시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으며, 2005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SLS조선 및 중공업과 하청업체 사이의 공사비를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45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주택구입과 채무변제 등 개인 용도로 쓴 혐의로 구속기소되는 등 급성장의 배후에는 편법이 있었음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 회장이 회사로부터 뽑아낸 돈을 뇌물 제공의 수단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경기가 한창이던 2000년대 초·중반 그가 동원할 수 있는 현금 동원력이 엄청났기 때문에 뇌물 공여 대상 인물 수와 범위는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의 불법이 드러난 뒤 경영난을 겪던 SLS그룹은 해체의 길로 들어섰으며, SLS조선은 워크아웃에 돌입해 신아조선으로 이름이 다시 바뀌고, 일부 회사는 매각되거나 파산 상태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회장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자신에 대한 수사가 정치권의 외압 때문이라며 억울함을 주장하며 뇌물공여 대상을 폭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계에서는 이 회장 스스로 밝힌 데로 결국 깨끗하지 못한 방법으로 기업을 운영한 데 따른 도의적 책임은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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