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한화오션 이 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본토에서 선박을 건조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옌타이시 대우조선해양 산둥유한공사는 올 4월부터 중국 업체가 유럽 선주로부터 수주한 5만8000DWT(재화중량톤수)급 벌커 2척을 하청받아 건조하고 있다. 공기는 15개월 정도로 내년 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물량은 두 달여 전인 지난 2월에 중국업체로부터 하청을 받았던 물량이다. 산둥유한공사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05년 지분 100%를 투자해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 경제기술개발구 팔각진에 설립한 업체다. 지분 100%라는 법적 규제 때문에 물량을 수주해 놓고도 곧바로 건조에 들어갈 수 없어 서울 본사에서도 고민을 거듭했다.
이를 통해 산둥유한공사는 선박을 만들 수 있는 길을 열게 됐다. 단 이 방법은 해당 건조 건만 해당되기 때문에 추가 수주를 위한 영업활동은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동안 막혀 있던 신조사업의 물꼬를 텄다는 점만 해도 많은 의미가 있다는 게 조선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산둥유한공사는 설립 당시부터 선박 건조를 염두에 둔 기업이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건조조의에 입각해 외국 조선사가 신조사업을 하려면 중국 주주의 지분율이 51%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을 고집해 어쩔 수 없이 블록 생산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후 조선업계 불황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중국 정부도 조선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수주물량이 없는 조선소를 퇴출시키거나 대형 조선소들과 통합하는 것으로, 돈을 못 벌면 발을 빼라는 것이다.
반면 지방 정부는 고용 효과가 크고 세 수입이 많은 조선사업을 어떻게든 유지해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잘 활용한다면 산둥유한공사를 신조 조선소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한국 본사로부터 대형 선박용 블록과 육ㆍ해상 플랜트 관련 중간제품을 풍부하게 수주하고 있는 산둥유한공사는 중국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영 여건이 좋은 편이다. 4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이 회사는 연산 35만t의 선박용 블록 생산체제를 갖췄으며, 지난해에는 24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산둥유한공사가 이번에 선박을 건조하지만 법적 규제 때문에 신조 사업을 본격화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신조)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중이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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