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하단 일주일만에 하향 조정 '오락가락'
급락장을 맞아 국내 대형증권사들의 코스피 지수 전망치가 사흘을 멀다하고 빗나가면서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 직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번달 매주 내놓은 증시전망이 번번이 빗나가면서 체면을 구긴 데다 또 전망치를 수정하자니 '고무줄 전망치'라는 투자자들의 원성이 두려운 상태다. 하지만 이미 빗나가버린 기존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뒤늦게 하향 조정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전망치가 계속 빗나가자 적극적인 해명도 내놓았다.
대우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견지해왔던 이유는 정책이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현재 재정의 힘은 현저히 약화되고 있고 유럽 재정 이슈도 현실적인 리스크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도 29일 3개월 지수(8월 말~11월 말) 전망을 1600~1980포인트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주 하반기 지수(12월 말까지)를 기존 2100~2450에서 1600~2150포인트로 내렸는데 결국 일주일만에 전망치 밴드 상단을 낮춰 잡은 것. 입장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양경식 이사는 지수 전망 하향에 대해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는 고려대상이 아니지만 유럽의 재정위기와 은행문제들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어 조금 더 불확실성과 싸워야 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양 이사는 "시장을 급락으로 몰고 갔던 글로벌 위험 상황이 아직 해소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위험관리가 추가적으로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극단적 시장의 실패 가능성이 크지 않아 추가 가격조정은 지난 2009년 9월 이후 10개월 이상 지지됐던 1600선에서 마무리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이날 9월 코스피 지수 전망을 1700~1950포인트로 내놨다. 얼마전 키움증권은 하반기 전망치를 2150~2500, 3분기 전망을 2150~2300으로 예상했는데 다음달 하단을 1700으로 끌어내리며 기존 하반기 전망까지 수정하게 됐다.
대형증권사 한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최근 변동장세에 코스피 전망치가 계속 빗나가자 곤혹스럽다"며 "신뢰도에 금 가는 것 아니냐는 내부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서소정 기자 ss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