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美등급 강등이 낳은 혼돈의 일주일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글로벌 증시 10% 안팎 급락후 반등..금·美국채 사상최고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사상 초유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낳은 충격파는 깊었다.

지난 4일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최고 신용등급(AAA)을 박탈한 이후 글로벌 증시는 단 몇일 사이에 일제히 10% 안팎의 폭락장을 연출했다. 주 후반 가파른 반등으로 낙폭의 상당 부분을 만회했지만 극심한 변동성에 투자자들은 불안에 떨었다. 안전자산인 금과 미 국채 등은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뉴욕증시는 지난주 연일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며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다우 지수는 8일과 10일 각각 634.76포인트(-5.55%), 519.83포인트(-4.62%) 폭락했는데 이는 포인트 기준으로 역대 6번째와 9번째 낙폭이었다. 반면 9일과 11일 각각 429.92포인트(3.98%), 423.37포인트(3.95%) 올랐는데 상승폭 기준으로 역대 10번째와 11번째 상승이었다.

지난주 다우 지수는 1만604.07(-7.34%)까지 저점을 확대한 뒤 후반 가파르게 반등, 주간 기준 1.53% 하락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과 S&P500도 주중 7.93%, 8.16%까지 낙폭을 확대한 뒤 1% 안팎으로 낙폭을 줄이며 장을 마감했다.
정작 신용등급을 강등당한 미국보다는 유럽 증시가 더 큰 상처를 받았다. 미국 다음으로 프랑스와 영국 등이 최고 신용등급을 박탈당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이 시장에 돌면서 투자자들은 미국보다 유럽 주식을 더 강하게 매도했다.

특히 프랑스가 직격탄을 맞았다. 프랑스 은행의 신용등급이 강등당할 것이라는 소문이 시장을 뒤흔들면서 11일 장중 프랑스 CAC40 지수는 2891.11까지 하락했다. 주간 기준 하락률은 11.82%에 달했다.

이에 프랑스는 스페인, 이탈리아, 벨기에 등과 함께 15일간 60개 이상의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렸다. 프랑스 증시는 가파르게 반등하며 주간 하락률을 1.97%로 줄이며 혼돈의 1주일을 마무리했다.

독일과 영국 증시도 주중 한때 최대 12%, 8.69%씩 폭락했으나 주 후반 반등하며 각각 3.82%, 1.39%의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등 요인이었던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한 실효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불안 요인이다. 그간 글로벌 증시가 요동칠 때마다 공매도 조치가 내려졌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때문에 공매도 금지가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리먼브러더스 붕괴 직후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공매도 금지가 시작됐던 2008년 9월18일 S&P500 지수는 1206.51을 기록했다. 하지만 공매도 금지 조치가 지속됐던 10월8일까지 S&P500은 오히려 984.94으로 하락했다. 공매도 금지가 이뤄졌던 3주간 S&P500 지수는 무려 18.36%나 하락했다. 무너진 투자심리 앞에서는 어떠한 조치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 했던 셈이다.

불안한 투자심리는 안전자산인 금과 미 국채 가격을 사상최고가로 끌어올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12월물 선물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800달러선을 돌파했다. 지난주 최고 10.04% 오르며 11일에는 장중 1817.60달러까지 상승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금 선물에 대한 증거금을 22.2%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금 선물 상승세가 꺾였고 금은 온스당 1742.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간 기준으로 5.50% 급등했다.

미 국채 가격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 가격은 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제로금리를 최소한 2년 유지하겠다고 밝힌 직후 폭등하며 10년물 수익률이 장중 역대 최저인 2.03%까지 하락했다.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당하고 더블딥과 디폴트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은 미 국채가 여전히 최고의 안전자산이라는 시각을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투자자들도 불안함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11일 실시된 재무부 30년물 국채 입찰은 역대 최악의 결과를 나타냈다. 당시 낙찰 금리는 시장 예상 3.648%보다 크게 높은 3.75%를 기록했고 입찰 경쟁률도 앞서 4번의 2.67대1보다 크게 낮은 2.08대1에 그쳤다.

무엇보다 외국 중앙은행을 비롯한 간접 입찰자의 응찰 비율이 역대 최저인 12.2%를 기록해 채권 시장에 냉기가 돌았다. 통상 이 비율은 40% 안팎을 나타낸다. 외국인의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약화됐음을 보여준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허그'만 하는 행사인데 '목 껴안고 입맞춤'…결국 성추행으로 고발 음료수 캔 따니 벌건 '삼겹살'이 나왔다…출시되자 난리 난 제품 수천명 중국팬들 "우우우∼"…손흥민, '3대0' 손가락 반격

    #국내이슈

  • "단순 음악 아이콘 아니다" 유럽도 스위프트노믹스…가는 곳마다 숙박료 2배 '들썩' 이곳이 지옥이다…초대형 감옥에 수감된 문신남 2000명 8살 아들에 돈벌이 버스킹시킨 아버지…비난 대신 칭찬 받은 이유

    #해외이슈

  • [포토] '아시아경제 창간 36주년을 맞아 AI에게 질문하다' [포토] 의사 집단 휴진 계획 철회 촉구하는 병원노조 [포토] 영등포경찰서 출석한 최재영 목사

    #포토PICK

  • 탄소 배출 없는 현대 수소트럭, 1000만㎞ 달렸다 경차 모닝도 GT라인 추가…연식변경 출시 기아, 美서 텔루라이드 46만대 리콜…"시트모터 화재 우려"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이혼한 배우자 연금 나눠주세요", 분할연금제도 [뉴스속 그곳]세계문화유산 등재 노리는 日 '사도광산' [뉴스속 인물]"정치는 우리 역할 아니다" 美·中 사이에 낀 ASML 신임 수장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