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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권장소비자가 시행? 식품업계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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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식품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정부가 이달 갑작스럽게 빙과 등 4개 품목을 오픈 프라이스 제도 적용에서 제외시키면서 최소한의 유예기간도 없이 다음 달부터 곧바로 시행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습적인 지침에 따라 4개 품목을 생산하는 식품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초 정부가 오픈 프라이스 제외를 발표할 당시에는 10월부터 시행될 줄로 예상했으나 두 달이나 앞당겨진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성수기를 앞두고 이미 생산이 완료된 제품의 처리 문제는 물론, 당장 가격이 표시된 포장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예기치 않은 수십억원의 추가 비용이 소요돼 업체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지식경제부는 윤상직 1차관의 주재 하에 농심, 롯데제과, 해태제과, 빙그레, 오리온 등 주요 식품업계의 대표이사들을 불러 모아 조찬간담회를 갖고 물가 안정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지경부는 내달부터 빙과류 ,아이스크림, 과자, 라면 등 오픈 프라이스 제외대상 품목에 대해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해달라는 지침을 내렸다.
권장소비자가격을 책정하는 기준은 오픈 프라이스 품목에 포함되기 직전인 지난 6월 말 수준의 가격을 최우선적으로 삼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 모인 식품업체 대표들은 권장소비자가격 표시를 최대한 앞당기고, 가격표시 전이라도 소매점에 제품을 공급할 때 박스에 가격을 표시하거나 제품별 가격 리스트를 만들어 제공하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간담회가 끝난 후 각 식품업체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달 오픈 프라이스 제도에서 제외시킬 당시 3개월의 유예 기간을 둔다고 했던 지경부가 갑자기 말을 바꿔 다음달 바로 시행하라고 했기 때문이다. 권고사항이라고는 하지만 식품업계의 입장은 다르다.

A사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 잡기를 외치면서 서슬 퍼렇게 식품업체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권고사항이라는 말은 곧 '이렇게 하라'는 지시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서 "시행 시기인 8월이 불과 며칠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이런 지침을 내리다니 혼란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름이 성수기인 빙과류의 경우 업체들의 걱정은 더욱 심각하다. 성수기를 앞두고 연일 공장을 풀가동하며 제품 생산에 매진해왔기 때문이다. 당장 포장지에 가격 표시를 해야 한다면 재고품의 처리 문제는 물론, 포장지를 전면 교체해야 해 수십억원의 비용 지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B사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를 맞아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데 갑작스런 지침으로 모든 계획을 다시 수정해야 할 판"이라면서 "가뜩이나 원자재 가격이 올라 힘든 와중에 예기치 않은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한숨만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업체들은 모두 급히 가격 기준은 물론, 비용 산출 회의에 들어갔다. 당장 1주일 앞으로 다가 온 시행시기를 맞추기 위해선 휴가도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하소연할 데도 없고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야 해 시름만 깊어질 뿐이다.

C사 관계자는 "지침 이후 하루 종일 회의를 하고 수치를 산출하느라 머리가 터질 지경"이라며 "시행 시기를 맞추기 위해선 예정됐던 휴가를 반납할 수밖에 없어 가족들 볼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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