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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박지성' 고민, 해법은 '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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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박지성' 고민, 해법은 '시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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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애초에 완벽한 대체는 불가능했다. 전술은 물론 생각의 전환(시프트)이 해법이다. 대표팀 최대 화두인 '포스트 박지성'에 대한 조광래 감독의 결론이다.

한국과 가나가 7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전에서 평가전을 갖는다. 2014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을 앞둔 마지막 최종 모의고사. 앞선 세르비아전과 마찬가지로 결과만큼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가장 큰 과제는 떠난 박지성-이영표의 빈자리 메우기다.
이영표(알 힐랄)의 대체자로 낙점됐던 김영권(오미야)은 제 몫을 해냈다. 세르비아전 1골 1도움으로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맹활약했다. 본디 중앙수비수였기에 아직 완벽하게 익숙하진 않지만 가능성과 자신감을 찾기엔 충분했다.

반면 왼쪽 측면 미드필더는 아직 무주공산이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무게감은 단순한 11명 중 하나의 것이 아니었다. 유럽 빅리그 최고 명문팀에서 뛰고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이 대단했다. 그만큼 기량도 있었다. 풍부한 활동량을 앞세워 때론 공격수로, 때론 수비수로 활약했다. 모든 전술의 구심점에 그가 있었다. 주장의 역할도 완벽하게 수행했다. 당장 이런 선수를 1 대 1 대체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즉 '포스트 박지성'이란 단순한 선수의 변화가 아니다. 전체적인 판을 뒤집는 동시에 밑그림을 다시 그려나가야 한다. 조 감독의 생각이 바로 이것이다. 그는 "특출난 선수가 나오면 몰라도 현 상황에서 왼쪽 측면 후보는 지동원과 이근호다. 공격 쪽에 무게감을 더 주기 위해 세컨드 스트라이커 역할의 선수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박지성 한 사람에 실려있던 전술적-존재적 가치를 여러 포지션에 적절히 배분하는 셈이다.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이근호(감바 오사카) 등을 꾸준히 기용해본 끝에 내린 결론이다. 더불어 이런 변화는 선수 한 명에게 주어지는 짐을 그만큼 덜어준다. 주전에 대한 의존도도 그만큼 줄어들어 백업 멤버가 제 몫을 해줄 가능성도 커진다. '원맨팀'을 넘어 진정한 강팀으로 진화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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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전에 제시할 대안은 박주영(AS모나코)-지동원(전남)의 조합이다. 둘의 원래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다. 투톱의 타겟형 스트라이커와 처진 공격수 기용을 떠올리기 쉽다. 그 대신 조 감독은 원톱 박주영-왼쪽 지동원 카드를 내밀었다. 언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내용을 알면 다르다.

박주영은 활동폭이 넓은 공격수다. 중앙뿐 아니라 측면으로 자주 이동하며 상대 공격진을 와해시킨다. 그로 인해 동료가 침투할 빈 공간을 창출하고, 때론 자신이 직접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어낸다. 예리한 어시스트 능력까지 갖춰 자신의 역할을 득점에 한정짓지 않는다.

지동원도 마찬가지다. 장신임에도 빠른 스피드와 풍부한 활동량을 자랑한다. 날카로운 양발 킥력과 패싱력까지 겸비했다. 덕분에 소속팀에선 최전방 공격수뿐 아니라 공격형-측면 미드필더로도 나선다. 이번에는 왼쪽 측면으로 나선다. 아시안컵 때 이미 경험했던 자리다.

자리는 왼쪽이지만 직선보다 대각선의 움직임을 강조한다. 기존의 중앙 스트라이커 역할에 비중을 두고 박주영-이청용(볼튼)과 끊임없는 시프트를 통해 상대 수비를 교란한다. 더 강한 파괴력을 갖출 수 있다.

조 감독 역시 지동원의 가나전 선발을 예고하는 동시에 생각의 전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동원을 왼쪽 측면에 선발 기용하겠지만 역할은 중앙 스트라이커에 가깝다. 박주영의 움직임에 따라 지동원은 중앙으로 들어가며 좀 더 다양한 공격루트를 것"이라 밝혔다.

조금은 실험적인 전술이지만 성공한다면 큰 열매를 얻을 수 있다. 나아가 '포스트 박지성'이란 대체를 넘어 진보의 의미를 가져와야 한다는 것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가나전은 어쩌면 조광래호의 터닝 포인트인 셈이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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