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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에 빙의된 이요원이 남긴 다섯 개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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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에 빙의된 이요원이 남긴 다섯 개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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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49일>에서 신지현(남규리)의 영혼은 송이경(이요원)의 몸을 빌려 ‘타인이 나를 위해 울어주는 순도 100% 눈물’을 얻기 위해 이승에서 49일의 여행을 한다. 살아있을 때는 알 수 없었던 진실과 마주하면서 신지현은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그만큼 극의 흐름에 따라 송이경에게 빙의된 신지현, 복수를 위해 송이경인 척 하는 빙의된 신지현, 때로는 신지현이 자신의 몸에 빙의되곤 한다는 사실을 아는 송이경 등 다양한 색깔을 보여줘야 하는 이 역할은 극의 중심일 수밖에 없었고, 그만큼 <49일>은 송이경을 연기하는 이요원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세상에 어려운 것 없이 행복하기만 한 신지현, 죽지 못해 살아가는 송이경. 두 극단에 서 있는 여자가 만나 소통하기까지의 과정에서 이요원이 보여준 연기는 새로운 발견이라고 할 만큼 인상적이었고, 시청자들은 <49일>의 판타지적인 설정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49일>이 끝나기 하루 전, 드라마 내내 웃고, 울고, 분노하며 말 그대로 온갖 감정을 표현한 이요원의 인상적인 순간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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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지현입니다”
이요원은 2회부터 송이경의 몸으로 들어간 신지현(일명 빙이경)을 연기했다. 매일 사발면만 먹는 송이경과 다르게 신지현은 세상 물정 모르고 사람에 대한 정이 넘치는 발랄한 캐릭터다. 송이경에게 빙의된 신지현이 주변 사람들의 배신 등을 통해 어떻게 성장하는 지는 <49일>의 핵심이었고, 그만큼 이요원에게는 어려운 연기일 수밖에 없었다. 1회에 송이경을 연기한 남규리는 식물인간이 되기 전의 신지현을 해맑게 웃는 표정과 말할 때 통통 튀는 듯한 말투로 송이경의 밝은 성격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이요원은 이런 신지현을 또 다른 방식으로 소화했다. 2회에 송이경이 신지현에게 빙의된 첫 순간, 신지현에 빙의된 송이경은 “나는 신지현입니다”라는 말로 현실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한다. 그 때 그의 말투는 신지현의 몸이 어색하다는 듯 다소 딱딱하지만, 늘 귀엽고 장난스러웠던 송이경의 말투가 함께 남아있었다. 완전히 송이경도, 신지현도 아닌 미묘한 상황의 분위기를 독특한 말투로 잡아낸 셈. 이 장면으로 영혼이 누군가의 몸에 빙의됐을 때의 기분을 잡아내면서 시청자들은 신지현과 송이경의 관계를 납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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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러”
편의점으로 들어온 강도가 칼을 들이대자 “찔러”라고 말하는 여자. 어머니에게 버려지고 사랑하는 애인을 잃어 살 희망을 잃어버린 여자. 송이경은 그런 여자다. 이요원은 송이경의 캐릭터를 말이나 표정 대신 눈빛으로 표현했다. 말 없이 무표정한 얼굴에 무기력한 눈빛은 신지현이 빙의되지 않은 송이경의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요원의 초점없는 눈은 송이수(정일우)를 잃고 세상과 단절한 채 마음의 문을 닫은 송이경의 모습이었다. 같은 옷을 입더라도 신지현이 빙의됐을 때와 송이경일 때의 눈빛이 다르고, 표정이 달랐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드라마 후반에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신지현과 송이경이 한 곳에서 만나 인연을 이어갈 때도 신지현을 위한 송이경의 눈물을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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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난 남자를 제대로 볼 줄 몰라서 강민호씨에게 잡혔었지만”
송이경에게 빙의된 신지현은 아버지 회사를 망하게 하려는 강민호(배수빈)와 신인정(서지혜)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한 없이 밝았던 신지현은 친구와 애인에게 배신당한 슬픔을 감내하고, 가족을 지키려는 책임감을 갖게 된다. 49일의 시간동안 점점 달라지는 신지현의 모습은 이요원이 풀어내야할 숙제이기도 했다. 신지현이 빙의된 직후 한강(조현재)과 강민호 등에게 밝은 모습을 보여주는 송이경과 강민호의 진실을 안 뒤 강민호를 쌀쌀맞게 대하는 송이경의 모습은 또 다르다. 단지 빙의된 캐릭터뿐만이 아니라 빙의된 상태에서 성장하는 신지현의 모습까지 소화해야했던 셈. 송이경이 아닌 ‘신지현의 성장’에 대한 염두가 없었다면 송이경이 강민호에게 “멍청한 난 남자를 제대로 볼 줄 몰라서 강민호씨에게 잡혔었지만”같은 말을 하며 차갑게 몰아붙이는 장면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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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고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건 아니잖아”
<49일>에서 송이경이 복잡한 캐릭터인 것은, 신지현이 빙의한 송이경뿐만 아니라 송이경 자체가 복잡한 과거사를 가진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송이수(정일우)가 죽기 전, 송이경은 신지현처럼 밝은 캐릭터였다. 그가 세상에 절망하는 것은 송이수의 죽음 이후다. 이요원은 그런 송이경의 과거를 현재의 송이경, 또는 신지현이 빙의한 송이경과는 다른 톤으로 연기한다. 고교 시절 송이수와 즐거운 한 때를 보내던 송이경은 송이수가 다른 여자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보고 그를 다그친다. 이런 송이경을 지겨워하는 송이수는 “아무 것도 아니야!”라고 외치지만 송이경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고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건 아니잖아”라고 울먹인다. 단지 과거에 밝은 모습으로만 나오는 게 아니라 연인과의 다툼으로 인한 감정변화까지 보여줘야 했던 셈. 이쯤되면 이요원은 연기를 하는 동안 뇌를 하드디스크처럼 ‘송이경’, ‘신지현에 빙의한 송이경’, ‘과거의 송이경’으로 나눠야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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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농담이긴 하지만, 이요원은 신지현, 송이경, 송이경인척 하는 신지현, 과거의 송이경은 물론 심지어는 스케줄러(정일우)의 역할까지 탐냈다. 스케줄러가 송이경으로 변신해 송이경이 밤마다 일하는 카페에 대신 나가는 장면에서 어린 남녀 커플이 다가와 “부탁이 있다”고 말하자 “얘, 나는 절대 미성년자 담배 심부름 같은 거 안 해줘. 어디서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흡연질이니? 그리고 니들, 고딩이면 고딩답게 12시 안에 집에 들어가라”라고 말한다. 이 장면은 송이경의 모습으로 위장한 스케줄러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연기는 이요원이 했다. 스케줄러의 다소 건방져 보이는 말투가 이요원을 통해 묘사되면서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은” 송이경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 장면. 정말 이요원은 <49일>에서 해볼 수 있는 걸 다 해보고 떠나는 기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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