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으로 의미가 큰 9.11테러의 주역,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은 증시 참여자들의 머리 속도 복잡하게 만들었다. 사살 소식이 전해진 직후는 중동 정세의 안정 기대감이 시장 분위기를 지배했지만 잠깐이었다. 곧바로 보복테러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4월까지 금융위기 이전의 고점을 연이어 경신하던 뉴욕증시도 이 영향에서 온전하지 못했다. 5월 들어 연일 급락세였다. 다행히 지난주 마지막날 반등하며 악화만 돼가고 있는 투심은 진정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도 상품가격 급락과 이 여파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유가에 대한 해석은 다르지만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바로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문제는 최근 주식시장과 원자재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대지진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주식시장 입장에서는 변동성의 확대는 곧 물량소화과정이나 주가조정으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
인플레이션과 긴축에 대한 우려감으로 최근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 이머징 주식시장과 함께 선진국 주식시장도 실적시즌이 지나면서 모멘텀 공백기에 진입하면서 호재보다는 악재에 민감한 시장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추세적인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더라도 단기적 변동성 확대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란 얘기다. 물론 단기변동성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장기투자자라면 지금과 같은 변동성 확대 시기는 좋은 주식을 저가에 살 기회도 될 수 있다.
이번주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11일로 예정된 중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표 발표와 5월 옵션만기일, 한국은행 금통위의 금리결정 이벤트 등이 있다. 변동성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다보면 '저점매수, 고점매도'가 아니라 '고점매수, 저점매도'로 거꾸로 갈 수 있다. 냉정할 자신이 없다면 그냥 묻어두거나 지켜보는 게 현명할 수도 있다. '윈드 서퍼'나 작은 배는 잔 파도를 타야겠지만 큰 배는 큰 파도만 신경쓰면 된다.
전필수 기자 philsu@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