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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패밀리>, 벼랑 끝에서 승부수는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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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패밀리> 15회 MBC 수-목 밤 9시 55분
윤서(전미선)를 증인으로 내세운 지훈(지성)의 반격으로 시작된 <로열 패밀리> 15회는 이후 극이 진행되는 30여분 동안 정가원 밖으로 단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아니, 감초처럼 삽입되는 지훈의 친구들 수다 장면 정도를 제외한다면 <로열 패밀리>의 거의 모든 이야기는 정가원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 폐소 공포마저 불러일으키는 한 가족 공간의 내부에는,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권력 구조와 그 병폐가 압축되어 있다. 공 회장(김영애) 사무실 벽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사진처럼 죽은 뒤에도 정가원을 지배하고 있는 가부장의 유령, 그토록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라며 아귀다툼을 벌이는 적자생존의 논리, 그리고 그 안에서 인간 취급도 받지 못하는 하층 계급 여인. 정가원 도처에 깔린 감시의 눈과 도청의 귀가 상징하듯이, 대한민국의 모든 질서와 제도를 초월하여 편재하는 저 잔혹한 시스템을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 안에서 살아남기란, 괴물이 되거나 혹은 보이지 않는 익명의 K가 되거나.

<로열 패밀리>는 그 안에서 더 이상 K이길 거부했던 인숙(염정아)이 그들과 똑같은 괴물이 되기 직전, 그 ‘벼랑 끝’에서 ‘인간임을 증명’받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치열한 생존기다. 그리고 어제 인숙은 마침내 자신을 벼랑으로 내몬 공 회장 앞에서 최후의 카드를 내민다. 그녀가 내민 편지에는 김마리로 살았던 자신의 과거와 살인의 자백이 모두 적혀있었고, 그 많던 가면을 벗어던진 얼굴은 아이러니하게도 섬뜩하도록 표정이 없었다. 물론 그녀가 “미련하게 제 한 몸 다 던져야 그게 사랑이라고 믿는 멍청한 족속”이 되기를 선택한 것인지는 아직 판단이 어렵다. 하지만 이제 3회를 남겨두고 등장한 ‘구원’이란 단어는, 지훈의 신뢰처럼 그녀가 앞으로 드러낼 진짜 얼굴에 한 가닥 희망을 걸게 만든다. 그녀는 과연 괴물이 되기를 멈추고 “인간의 존엄”을 지켜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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