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목초액의 상품화는 대성공이었다. 도매업자를 만나 대량 판매까지 성공했다. 2년 가까이 판매해 2억에 가까운 수익이 났다.
그러면서도 부모님의 일은 계속 도왔다. 부모님은 여전히 아들이 사업가가 되는 걸 탐탁해 하지 않았다. 온전한 믿음을 주지 않았던 탓이었다. 그저 당신들 밑에서 월급이나 받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했다. 치약 유통업 사업을 물려주지 않으려 한 이유도 여기 있었다.
새 밀레니엄이 시작된 2000년, 공기청정기란 새로운 제품이 등장했다. 이선정의 눈이 번뜩였다. '그래, 전자기기 공장을 차려보자!'
물론 전자공학에 대한 지식은 일천했다. 공장 설립 자체도 보통 공장장으로서 10년 정도의 경험과 거래처 확보가 있어야 가능했다. 그런 일을 오직 패기만 갖고 막무가내로 덤빌 작정이었다.
물론 기술력 만으론 대기업과 겨룰 수 없었다. 이번에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공기 청정뿐 아니라 아로마 테라피 기능을 추가했다. 전용 아로마 팩으로 2차 수입까지 고려했다. 외형도 단순 박스형이 아닌 곡선과 색채를 강조했다. 당시로선 혁신적인 디자인이었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머리 속 생각 뿐이었다. 현실화가 필요했다. 무작정 경기도 부천의 공장지역을 방문, '~전자'란 간판만 보고 쳐들어갔다.
디자인과 아이디어뿐이었지만 당당하게 제작 의뢰를 했다. 물론 공장 사장은 황당해 했다. 그러면서도 참신한 구상과 당당한 태도가 마음에 들었나 보다. 금형 집을 알려주고, 설계도면 전문 제작자도 소개해줬다. 이선정 역시 기계 조립과 부품 제작 역할은 그 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영업을 위해 용산 전자 상가를 돌아다녔다. 제품 카탈로그까지 만들어 영업을 미리 하며 시장조사를 했다. 모든 준비는 마친 셈이었다.
그때 예기치 못한 일이 찾아왔다. 평생 차갑기만 했던 어머니의 울음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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