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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印尼 특사단 잠입' 속앓이..레임덕 왔나?

최종수정 2011.02.23 12:21 기사입력 2011.02.2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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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국가정보원 정보원들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호텔방 잠입사건으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놓인 청와대가 돌파구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표면으로 드러났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 고민의 깊이가 예전과 다른 모습이다.

청와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는 이 사건과 관련해 어떤 발언도 할 것이 없다"고만 했다. 공식적인 논평은 물론 어떤 방식으로든 청와대발로 언급되는 것 자체가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로서는 그만큼 이번 사건이 민감하다. 국가정보기관의 허술한 정보수집활동으로 국민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것은 물론 이번 사태로 인도네시아와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와의 관계가 있는 문제이고, 우리 국민들도 인도네시아와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더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특사단은 이번 방문에서 우리 정부와 국산 고등훈련기 T-50과 잠수함, 전차 등 포괄적인 방위산업 협력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에 따른 경제적 효과만 수십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T-50 수출과 관련해 인도네시아 정부의 최종 결정만 남겨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자칫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때문에 원세훈 국정원장이나 김남수 3차장을 문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숙소에 잠입한 요원들은 김 차장 산하 산업보안단 직원들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원 원장이나 김 차장을 바로 경질할 경우, 이번 사건이 국정원의 소행이라는 점을 정부가 확인시켜주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 손을 쓸 수도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고립무원인 셈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면서 "누군가는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건을 두고 여러가지 설(說)들이 확대재생산 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방부-국정원 갈등설'과 '국정원 내부 암투설'이 대표적이다.

'국방부-국정원 갈등설'은 김 차장이 지난해 11월 연평도 피격 당시 우리 군이 북한을 향해 대응사격한 K-9 자주포 포탄의 탄착지를 공개하면서 우리 군의 포탄이 논밭으로 날라간 사실이 밝혀져 국방부와 국정원의 갈등이 깊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국방부 소속 무관이 국정원의 요청에도 불구, 잠입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관측이다.

'국정원 내부 암투설'은 원 원장이 김성호 전 원장 시절 중책을 맡았던 사람을 중심으로 70여명에 대해 좌천인사를 단행하고 TK(대구·경북) 인사를 중용하면서 내부갈등이 첨예화된 것이 발단이다. 이에 따라 인사갈등에 휩싸인 국정원이 정보에 집중하지 않고 서로 헐뜯기에 열중해 결국 이번 사건이 불거졌다는 것이다.

이같은 갈등설은 레임덕과 직접 연결된다. 일부 인사들은 벌써부터 차기 권력에 줄을 대기 시작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정보기관은 대통령 권력의 실핏줄과 같다. 대통령에게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정권은 동맥경화에 걸릴 수 있다. 중요한 시기에 치명적인 판단 착오나 실수를 범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국정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여실하게 보여줬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레임덕을 늦추기 위해서는 이번 사건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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