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일본판 갭'으로 평가 받는 캐주얼 브랜드인 유니클로를 소유한 패스트 리테일링의 야나이 다다시(柳井正ㆍ62) 회장이 '저렴한 고품질 캐주얼'이라는 기본으로 회귀하고 있다.
야나이 회장은 지난 5년 사이 패스트 리테일링의 매출을 두 배로 끌어올렸다. 그는 오는 2020년까지 세계 매장을 지금의 네 배인 4000개로 확대해 매출을 6배인 600억 달러(약 67조 원)로 늘릴 계획이었다.
도쿄(東京) 소재 시장조사업체 재팬인벤스트의 야마토 미키히코 애널리스트는 "막대한 양의 기능성 의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천의 대량 구매력이 바로 유니클로의 강점이었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이에 야나이 회장이 "데님과 가벼운 히트텍 같은 기본 제품을 다시 강화해야 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는 아버지 밑에서 12년 동안 일하며 저렴하고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캐주얼 매장을 설립해보고 싶었다. 품질만 좋다면 팔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1984년 오구니상사를 물려받은 야나이는 유니클로(Uniqlo) 브랜드를 선보였다. 유니클로란 '독특한 옷'(unique clothing)이라는 뜻이다.
유니클로가 인기를 얻자 야나이는 1991년 사명을 패스트 리테일링으로 바꿨다. 제조는 중국 공장들에 아웃소싱했다. 그 결과 유니클로를 일반 가격의 33% 수준에 팔 수 있었다.
패스트 리테일링은 3년만에 500개 매장에서 매출 35억 달러를 올렸다. 그러나 모방 업체가 생기고 변덕스러운 소비자들이 등 돌리면서 패스트 리테일링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2002년 후반 야나이는 패스트 리테일링에 신선한 아이디어를 불어넣고자 회장직만 유지하고 사장직은 젊은 임원에게 넘겨주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젊은 사장의 실적이 시원치 않자 3년 뒤 다시 경영일선으로 돌아왔다.
야나이의 복귀 이후 6개월 실적은 기대치를 웃돌았다. 2006 회계연도 상반기 매출이 18% 늘어 21억 달러, 순이익은 24% 증가해 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홍콩ㆍ한국의 6개 신설 매장이 예상보다 빨리 수익을 낸 것이다.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외치는 야나이 회장은 지난해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발표한 '일본 40대 부자' 리스트에서 순재산 92억 달러(약 10조3000억 원)로 1위에 등극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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