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포스코의 연간 내수시장 점유율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60% 벽'이 깨졌다.
이러한 마지노선이 붕괴됐다는 것은 철강업계가 본격적으로 '탈 포스코' 현상을 가속화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포스코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0년 3ㆍ4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1~9월 기간 동안 포스코의 철강제품 판매량은 2490만t으로 시장 점유율 59%를 기록했다. 포스코의 시장 점유율이 50%대를 기록한 것은 금감원에 사업 보고서를 제출한 지난 1996년 이후 올해 처음이다.
실제로 매출 비중 1.0% 이상을 기록한 10대 포스코 고객사가 전체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말 21.9%에서 올 1~3분기에는 19.6%로 내려앉았다. 현대중공업과 현대하이스코, 현대차그룹 등 3개 현대가 그룹이 포스코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0.6%에서 7.7%로 급감했다.
지난해 대비 매출액이 늘어났고, 가격 조건도 호전됐다는 점에서 볼 때 2010년 들어 포스코 10대 고객사들이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비중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의 고로 가동으로 현대차그룹 등 고객사의 이탈이 확대됨에 따라 포스코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어느 정도 예측된 상황"이라면서 "지난해부터 포스코가 영업 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나 (현대차를) 대체할 수 있는 대형 고객 기반이 취약한 내수시장 여건을 놓고 볼 때 연말까지 60%대 벽을 회복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전망은 다소 부정적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포스코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붕괴는 포스코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요약할 수 있다. 포스코는 그동안 점유율 확대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후발사의 생존기반 마련 및 수요산업의 경쟁력 확대를 빌미로 정부로부터 사실상 내수 물량 출하 제한 및 가격 인상 억제를 요구받아왔다.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통신업계의 유효경쟁 체제의 그늘에 놓여왔던 것.
따라서 60% 벽이 깨질 경우 포스코는 지배적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하는 대신 자유경쟁체제의 수혜를 입고 전환돼 영업의 자유도를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포스코는 정부와 수요업계의 직ㆍ간접적인 요구로 시장 경쟁을 충분히 펼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달 말 현대제철이 제2고로를 가동하고 외국산 제품 수입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포스코에게만 일방적인 가격 통제권을 행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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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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