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신종플루' 특수 이후 또한번 기대..유증 물량 부담은 변수
지난 26일 녹십자는 올 3분기 매출액 1920억원, 영업이익 34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 보다 각각 21%, 65% 늘었다고 공시했다. 제약업종 대부분이 부진한 실적을 내 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들려온 호재로 당초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최종경 HMC투자증권 선임 애널리스트는 "3분기 녹십자의 외형성장과 이익성장이 모두 국내 대형 제약사 중 최고 수준"이라며 "계절 독감백신 원료와 완제품 등 총 1000만도즈를 공급하면서 413억원의 매출이 반영됐다"고 전했다.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 예측에 힘이 실린다.
그는 "녹십자가 미국에서 혈액원(수혈에 필요한 혈액을 채혈·조제·보존하고 공급하는 기관)을 인수하고 추가적 M&A를 통해 혈액제제의 해외 사업을 강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추가적 수출확대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녹십자 주가의 발목을 잡을 만한 요소도 남아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규모 유상증자와 CB·BW 물량이 곧 풀린다는 점에서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녹십자는 지난 9월말 63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 보통주 62만5000주가 오는 12월15일 상장될 예정이다. 또 지난해 10월 발행한 600억원 상당의 CB와 BW도 지난 20일 전환(권리행사)이 시작됐다. CB와 BW물량은 녹십자 전체 발행 주식 수의 5.4%다.
김미현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환일을 맞은 CB·BW와 유상증자로 오버행(물량부담) 우려가 있다"며 "녹십자 주가가 단기적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기존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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