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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총재 "한은 조직 변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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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맞아 임직원들에게 편지 보내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5일 취임 100일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띄운 편지에서 한은의 글로벌화를 위한 조직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중수 총재는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임직원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한은의)조직 진단에 관한 컨설팅 업무가 시작됐다"며 "조직의 변화는 시급한 일이지만 급하게 서두르지 않으려고 내부의 인원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사전준비를 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바람직한 한은의 위상도 물론 중요한 과제"라며 "하지만 우리 사회가 원하는 중앙은행의 위상과 국제적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중앙은행의 역할도 함께 고려하면서 조직을 변혁시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국제통화기금(IMF)나 세계은행(WB) 같은 국제기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은 직원이 단 두 명뿐이라는 현실이 큰 충격이었다며, 다른 정부부처와 비교도 안 되는 작은 규모라고 꼬집었다.

그는 "글로벌화 시대에 국제적 안목이 결여돼 있다는 것은 전쟁터에 무기 없이 나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며 "우리의 현주소를 극명히 나타내는 자료"라고 개탄했다.
이 때문에 김 총재는 최근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에게 부탁해 잉글랜드은행·중국인민은행 등 여러 나라의 중앙은행과 국제기구에 7개 내외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그는 "각 나라의 경제가 서로 연결돼 있는 환경에서는 중앙은행 간의 네트워킹은 총재뿐 아니라 모든 직급에서 필요하다"며 "선진국들의 경험이나 국제기구의 활동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우리로서는 직원들에 대한 국외 훈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의 업무영역 확대뿐 아니라 구성원들의 자질 함양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김 총재는 조직 진단이 10월 중순까지 나오면 이를 토대로 내부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그는 "모든 구성원들을 다 만족시키는 방안이란 존재할 수 없겠지만 누구나 새로운 변화가 본인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해 볼 기회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시간을 갖고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갑작스러운 변화는 소외감을 느끼게 되는 계층을 만들게 되기에 누구나 적극적으로 동참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렇게 점진적이며 다단계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변혁의 기본 골격에 대해 크게 네 가지 방향성을 제시했다.

첫째는 인적 자원의 자질 함양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다. 그는 "구성원들의 Post-BOK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한은에서 퇴직한 이후에도 우리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우리의 능력배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해외 직무연수 확대는 물론, 내부 훈련·교육도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로도 한은 퇴직자들이 금융기관으로 이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둘째는 모든 국·실의 조사·연구 기능을 한 단계 상향하자는 것이다. 김 총재는 "국제 기구와의 공동연구가 전 부문에서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특히 우리 은행의 국내외 경제에 대한 의견을 대내외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치프 이코노미스트(chief economist)' 제도의 도입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조사국과 금융경제연구원 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셋째는 국제 무대에서의 활동을 강하하고 모든 국·실이 담당 업무를 글로벌화해 대외 활동과 대내 업무의 연계성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대외 활동의 결과가 내부 업무에 배어드는 환경 구축도 강조했다.

넷째는 16개 지역본부와 7개 해외사무소가 체계적으로 업무를 개발하고 집행하도록 하는 것이다.

한은 조직의 3분의 1에 달하는 구성원이 소속돼 있는 해당 조직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한편, 이들을 유기적으로 관리하는 중앙조직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김 총재는 강조했다.

김 총재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근무행태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선진국은 고위직이 바쁘나 후진국은 하위직이 바쁘다는 것"이라며 "업무의 질이 높아야 함은 말할 나위 없고 업무의 양도 고위직이 많아야 하는 것이 선진국"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고위직에게는 근무시간이란 개념이 무용하다"며 "모든 국제기구에도 공통되는 사항으로 가장 일찍 출근하고 가장 늦게 퇴근하는 것이 상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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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기자 yu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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