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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사-건설사 ‘철근 갈등 파국’ 거래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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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철강사 인상 요구 거부 ‘거래 불성립’
수요업체 불황·원자재 가격 부담 맞물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지난해부터 지속된 철강업계와 건설업계간 ‘철근 가격’ 갈등이 거래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까지 치달았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대형 철강업체들은 이번 주부터 삼성물산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SK건설, 두산건설 등 대형 건설사 7곳에 철근 공급이 중단됐다.

철강사들의 가격 인상 요구에 건설사들이 구매 불가를 선언하면서 ‘거래 불성립’이 발생한 것이다.

철강사와 건설사들은 철근 거래에서 ‘선 판매 후 정산’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가격을 결정한다. 철강사가 건설사에 철근을 공급한 후 월말 세금 계산서를 보내면 건설사가 이를 받아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인데, 이는 건설사에게 매우 유리한 거래 관행이라는 게 철강사들의 설명이다.
즉, 건설사들은 이미 제품을 먼저 받아다 쓰기 때문에 월말에 받은 판매가격이 맞지 않으면 세금 계산서 수취를 거부하고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채 버티고 유동성이 취약한 중소 철강사들은 건설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같은 약점 때문에 탄탄히 단합된 행동을 취하는 건설사들에 비해 철강사들은 가격 협상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단적인 예가 지난해 초다. 글로벌 경기불황으로 사상 최악의 불경기였던 당시 철강사들은 원가 보전을 위해 가격 인상을 시도했으나 건설사들의 단체 행동 때문에 이루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지속됐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들은 철근 가격(고장력 10mm, 현금가 기준)을 1t당 지난해 말 69만1000원에서 올해 2월 74만1000원으로 5만원 올렸고 건설사들은 철강사들의 가격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미 공급받은 2~3개월 분의 철근 가격을 결재하지 않고 있었다. 여기다가 철강사들이 원료값 상승분을 반영해 4월 초 79만1000원으로 추가로 5만원 인상하자 건설사들은 철강사들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건설사들은 2월분은 t당 71만1000원, 3월분은 73만1000원, 4월분은 74만1000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그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2~3월 출하 물량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4월 가격까지 원가 인상분을 반영해주지 못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더군다나 건설사들이 많은 물량의 철근을 발주하면 철강사들이 물량에 해당하는 만큼 가격을 할인해 주는 ‘물량 할인(Quantity Discount)’제까지 감안할 경우 우리 업계도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건설사들은 22일 오후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지만 가격협상이 이뤄질 때까지 선구매한 철근값을 낼 수 없다고 맞서고 있어 양 업계간 갈등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근값 갈등은 과거부터 지속돼 왔으나 이번 처럼 공급 중단까지 간 것은 최근 건설업계의 자금난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자칫 건설사의 경영난이 가중되면 철강사들은 기 공급한 물량의 대금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져 매출이 줄더라도 거래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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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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