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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쌀 옹고집으로 막걸리 대박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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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환구 남한산성소주 대표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2005년 겨울 참살이탁주 생산업체 '남한산성소주'의 경기도 광주공장. 강환구 대표는 고개를 떨궜다. 발효실 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려면 난방을 가동해야 했지만 난방비가 없었다. 발효를 앞둔 막걸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는 가스버너를 켜 발효통 쪽으로 밀어 넣었다. 강 대표는 추위에 몸을 떨며 자신에게 이렇게 속삭였다. "언젠가 막걸리의 시대가 올 것이다. 분명히."

5년 전 그의 '자기최면'은 현실이 됐다. 참살이탁주는 지난해 10월 '대한민국 전통주 품평회'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 '2009 한식세계화 국제 심포지엄'의 공식 오찬주로도 선정됐다. 지난해 말에는 뉴욕 상인회를 통해 현지에 정식 시판되기 시작했다. 각고의 노력으로 일궈낸 '품질'과 막걸리 붐이라는 '운'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22일 기자와 만난 강 대표는 "100% 우리 쌀로 만든 막걸리를 지킨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올해는 마케팅에 치중해 국내외 시장 판로 개척에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참살이탁주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국내산 친환경 쌀로 만든다. 국내 유통되는 막걸리 대부분이 수입미나 밀가루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강 대표는 흔치 않은 길을 택한 셈이다.

물론 사업 초기에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2005년 첫 제품을 출시했을 때 하루에 10병 팔던 때도 있었다"고 말하는 강 대표의 목소리는 떨렸다.
고난은 쉬운 길에 대한 유혹을 낳는 법이다. 한 번은 주 재료로 사용하던 친환경 경기미의 추수가 안돼 문제가 발생했다. 구곡도 신곡도 없었다. 백방으로 뛰어 겨우 판매처를 찾았지만 한 가마에 28만원을 불렀다. 재료 구매비로 20kg들이 쌀가마에 5만원을 쓰던 때였다.

"눈 딱 감고 수입미를 사용할까 하는 고민으로 밤을 지샜습니다. 그러나 원료만은 타협할 수 없었어요. 감춰도 소비자는 알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28만원을 냈다.

유혹을 이기기 위해 그는 더 열심히 뛰었다. 참여한 전시회만 한 해에 십여차례. 밤 11~12시까지 직접 배달에 나섰다. "입소문이 나면서 참살이탁주를 이용하는 음식점이 하나 둘씩 늘어나더군요. 어려울 때 현실과 타협했더라면 아마도 진작에 망했을 지도 모르죠."

참살이탁주만의 맛에 매료된 이들이 온라인에 팬카페를 만들었다. 3개월 전 만들어진 이 카페에는 현재 156명의 참살이탁주 마니아들이 모여 있다.

"우리 회사와는 무관한 분들로 순수한 팬심에 만들어진 카페입니다. 이따금 따끔한 질책을 가할 때면 무섭습니다. 하하하."

강 대표는 현재 참살이탁주의 유통기한을 늘리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올해 진출할 홍콩과 베트남 시장을 겨낭한 것이다. 그는 "그쪽 지방이 날씨가 더워 유통기한이 중요하다"며 "올해 해외 시장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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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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