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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다리경제]초록 마크 달면 다 친환경?…그린워싱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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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애플·H&M 등 글로벌 기업들
각종 ESG 사회공헌 행보에도 불명예

편집자주좀 더 나은 것을 얻을 수 있는 똑똑한 경제활동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헛다리를 짚은 경우가 많다. 기업 마케팅에 속거나 순간적 이득에 눈이 멀어 잘못된 판단을 하면 결국엔 피해 보는 쪽은 소비자다. 일상생활 속 대상을 잘못 파악하고 일을 그르친 '헛다리' 짚는 경제활동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친환경’이 기업의 필수 마케팅 전략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초록색 마크를 달고 친환경, 유기농 제품이라고 광고를 하며 홍보하고는 있지만, 막상 실체를 들여다보면 관련 표시가 허위·과장돼 있거나 이미지가 왜곡된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이처럼 기업들이 초록색 마크를 달아 마치 친환경 제품이라고 속이는 행위를 ‘그린워싱’ 또는 ‘위장환경주의’, ‘친환경 위장술’이라고 부른다.

자료=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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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이라는 용어는 1980년대 환경운동가 제이 웨스터벨트가 기업의 가짜 친환경 홍보를 비판하며 처음 제시했다. 캐나다 친환경 컨설팅 기업 '테라 초이스'에서 지난해 공개한 7가지 그린워싱 행위를 살펴보면 ▲상충 효과 감추기 ▲증거 불충분 ▲애매모호한 주장 ▲관련성 없는 주장 ▲유해상품 정당화 ▲거짓말 ▲부적절한 인증 라벨 등이 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린워싱 사례는 코카콜라의 플라스틱병이다. 콜라병은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해양 쓰레기 가운데 하나다. 코카콜라는 연간 1200억개의 플라스틱병을 생산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하겠다며 각종 친환경 사회공헌 행보를 통해 이미지 쇄신을 꾀하고 있다. 2025년까지 포장재 100% 재활용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영국 가디언은 “코카콜라는 2000년 이후 플라스틱 생산량이 두 배 증가했지만,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은 9%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코카콜라는 2018~2021년 4년 연속 세계 최악의 플라스틱 브랜드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경기도 용인시재활용센터에 쌓여 있는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경기도 용인시재활용센터에 쌓여 있는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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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그린워싱 비판을 받는 글로벌 기업 중 하나다. 친환경 기업을 표방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자주 제품을 바꾸도록 기기의 수리를 어렵게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애플은 2020년 출시한 아이폰12 시리즈부터 충전 어댑터와 유선이어폰 제공을 중단하고 있다.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제품 배송 포장의 무게·부피가 감소해 그만큼 탄소배출 저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역시 제조·운송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얻는 건 애플 측이며 그 비용은 제품을 사는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되는 구조라는 비판을 받았다.


글로벌 의류 브랜드 H&M은 그린워싱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H&M은 2022년 친환경 의류 ‘컨셔스(conscious·의식 있는)’ 제품군 때문에 미국 뉴욕과 미주리주에서 각각 소비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소비자들은 H&M이 여성복 100여벌을 지속 가능성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처럼 허위 광고했으며(뉴욕), 재생 플라스틱병으로 만들었다는 폴리에스테르 섬유의 환경적 이점을 과장했다(미주리)고 주장했다.

환경단체에서는 그린워싱이 갈수록 교묘해짐에 따라 소비자가 친환경이라고 오인할 수 있게 하는 기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송유진 충북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환경보호 실천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더라도 제품이 친환경 활동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 등을 구별하지 못하게끔 교묘하게 설정돼 환경파괴에 오히려 동조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테면 최근 캐나다의 룰루레몬은 환경단체로부터 고발당해 캐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식 조사를 받았다. 룰루레몬이 ‘우리 제품과 행동은 환경 피해를 줄이고, 지구를 복원하는 데 기여한다’고 강조해왔지만 실제로 제품의 소재도 화석연료에서 파생됐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었다는 게 환경단체 측의 주장이다. 룰루레몬이 대중에게 그린 워싱을 저지른 것이 밝혀질 경우 글로벌 이익금의 3%, 최대 4억달러까지 벌금이 부과된다.

가격 비싸도 친환경 제품에 돈 쓰는 심리
지구의 날인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남산공원백범광장에서 소비자기후행동 관계자들이 플라스틱 및 재활용품으로 만든 옷을 입고 플라스틱 사용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지구의 날인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남산공원백범광장에서 소비자기후행동 관계자들이 플라스틱 및 재활용품으로 만든 옷을 입고 플라스틱 사용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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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좀 비싸도 소비자들은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에 돈을 더 쓰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발표한 제품 선택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1000명 가운데 82%가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93%는 가격이 더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답했다. 환경에 대한 국민인식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국내 마트에서 내놓은 친환경 제품 매출이 전년대비 15% 오른 점이 그 단편적인 예시다.


한국에도 물론 그린워싱에 대한 규제 규정이 있다. 환경부의 ‘환경성 표시·광고 관리제도에 관한 고시’ 제15조를 보면 재활용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고 광고하면서 해당 성분의 양이나 비율을 명시적으로 기재하지 않아 제품 전체가 광고 내용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행위는 ‘부당한 표시·광고’로 분류할 수 있다. 다만 제품 광고는 제재 기준이 상대적으로 명확하지만, 특히 기업 이미지 광고 등에서 발견되는 그린워싱은 그 기준이 모호해 제재를 피해가기 쉽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건 기업의 의식 변화라고 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가치소비가 중요시되는 현상에 따라 소비자들이 가장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가치관 가운데 하나로 친환경, 환경보호가 꼽히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선도적으로 나서서 도와주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파급 효과가 크고, 해당 기업은 ‘착한 기업’, ‘좋은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얻을 수 있어서 일석이조”라고 분석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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