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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숨겨진 신의 직장 직원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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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그런데 한 곳 이름이 생각이 안 나던데, 거긴 연봉 8천에 거의 20년간 해먹으면서 60살까지 안짤리는 거 보장..이따위 던데. 이런데 다녀도 진짜 완전 웰빙 귀족생활 할 듯”

인터넷 포털에 ‘숨겨진 신의 직장’을 검색해 보니 위와 같은 웹문서가 뜹니다.
여기에 달린 댓글을 보니 한국전력, 수자원공사, 한국거래소, 산업은행, 한국은행 등이 거론됐더군요.

이같이 사실상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이상하기만 한 ‘숨겨진 신의 직장’을 검색해 본 것은 오늘(15일)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한은의 방만경영을 지적하는 자료를 내자 언론들이 한은을 이같이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한은 출입기자로서 저도 오늘 오전에 수많은 자료를 받았습니다. 외부에 비쳐지기는 한은이 진짜 ‘숨겨진 신의 직장’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 닿았겠지만 막상 한은 직원들의 생각은 다소 다른 것 같습니다.
▲한은 직원 평균 연봉이 한국거래소(평균 9100만원)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8800만원 수준이라는 점.

▲직원 중 1년 이상 해외연수를 가는 직원들이 이 연봉 외에도 7000만원(배영식 의원 주장) 또는 5000만원(한은 주장)을 지원받다는 사실.

▲금융결제원의 원장을 10년간 한은 출신 임원이 독식하고 있는 사실.

▲경쟁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용역계약의 90%를 체결했다는 점.

이 같은 주장에 한은 직원 중 일부는 이렇게 반응을 합니다.

▲“임금을 많이 받는다고? 우리 공무원 연금 혜택도 못 받는 불쌍한 신세야.”

▲“해외 연수 갈 때 우리만 지원 받나? 다들 받는거 아니야? 아니 왜 한 번도 회사 돈으로 해외연수 못 가본 사람들처럼 이야기하고 그래요”

▲“금융결제원 원장 독식? 재정부나 금감원의 낙하산 인사에 비하면 우리는 정말 초라하군”

물론 한은의 모든 직원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 보입니다. 남의 떡이 커 보이기 마련입니다.

한국은행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엘리트조직’입니다.

로버트 프랭크 교수가 쓴 ‘이코노믹 씽킹’을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주방장 보조보다 웨이터가 더 많이 버는 이유에 대해=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직업임에도 급여가 상대적으로 적은 건 사람들이 이런 직업을 다른 이상적인 직업의 발판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보수를 받고도 기꺼이 주방장 보조로 일하는 건, 그 자리에 있으면서 존경과 두둑한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직책인 수석요리사가 되는데 필수적인 훈련과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웨이터란 직업은 종착지다. 대다수의 웨이터는 보수가 더 높은 일자리로 옮겨가지 못하며 설령 그런 사람들이 있다 해도 보통은 웨이터 경력 덕분에 성공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신입사원 때부터 고연봉으로 시작해 회사돈으로 유학을 가고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하거나 아니면 고연봉을 유지하면서 정년때까지 생활할 수 있는 직장이 많을수록 그 국가는 최소한 정의로운 사회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고 보는 것이 무리일까요? 더욱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적기관이라면 말입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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