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바람부는 날이면 가로수길을 가야한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신사동 가로수길, 20~30대 젊은이들 사이의 'it'거리로 부상

전 세계 여성들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Sex and the City)’에는 매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주인공 ‘캐리’와 그녀의 친한 친구들이 느지막한 휴일 오전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기며 수다를 떠는 풍경이 바로 그것. 샵에 진열된 구두 하나에 열광하고, 화려한 패션을 앞 다투어 선보이는 이 4명의 여성들은 그 존재만으로 뉴욕 거리의 한 풍경을 이룬다.

이 드라마는 한국에서도 수많은 팬을 확보해 젊은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이끌었다. ‘나도 캐리처럼!’을 꿈꾸는 이 땅의 수많은 여성들은 단지 드라마 속 그들의 명품구두나 옷에만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도 소비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다. 이런 트렌드를 가장 빠르게 반영해 최근 젊은이들의 'it'거리로 부상한 곳이 바로 '신사동 가로수길'이다.


◆조용한 뒷골목에서 'it'거리로 화려한 변신

강남에서도 변두리 뒷골목에 불과했던 가로수길이 젊은이들의 거리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2~3년 사이다. 강남의 한 부동산 사무소의 김모(50세)씨는 “원래는 허름한 옷가게가 즐비했던 곳이었는데 대형 복합건물이 들어서면서 거리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며 “최근에는 강남구에서도 지원을 많이 해 덩달아 근처 집값도 몇 년 전에 비해 5배 넘게 올랐다”고 전했다.
압구정역 현대고등학교 뒷길에서 신사역으로 올라가는 700미터 남짓 되는 이 가로수길을 걷는 동안 사람들은 흡사 외국에 온 느낌을 받게 된다. 가로수길 쪽을 가득 메우고 있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의 카페, 레스토랑, 갤러리, 패션 매장 등은 저마다의 독특한 분위기로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뉴요커 부럽지 않은 가로수족

특히 가로수길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바로 다양한 종류의 카페다. 휴일이면 간편한 복장으로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요즘 같은 여름 날씨에는 전망 좋은 노천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직장인 이미호(26세)씨는 “가로수길만의 이국적인 분위기가 좋아 한 달에 한번은 꼭 가로수길을 찾는다”며 “여자들이 좋아할만한 트렌디한 카페가 많아 선택의 폭이 넓다”고 전했다.



패션도 빠질 수 없다. 가로수길 곳곳에 의류 및 액세서리 매장이 있어 유행에 민감한 여성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가로수길 M매장의 직원 이은희(23세)씨는 “가로수길이 잡지에 소개가 되면서 관광객이나 연예인도 많이 찾는 명소가 됐다”며 “다른 강남 지역보다 옷 가격도 저렴해서 20~30대 여성들이 주로 온다”고 말했다.



◆‘스타일’을 즐기러 오는 거리

무엇보다 사람들이 가로수길을 찾는 이유는 ‘스타일’ 때문이다. 가로수길에서 브런치를 먹고, 커피를 마시며, 유행 아이템을 둘러보면서 일종의 문화적 충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대학원생 김나윤씨(28세)는 “가로수길이라는 이름 자체가 예쁘고 낭만적”이라며 “강남에 가면 사람이 많고 복잡해서 싫고, 압구정이나 청담동은 부담스러운데 가로수길은 여유있게 즐기기에 딱 적당하다”고 가로수길의 매력을 설명했다.



가로수길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 제지마스의 김정의(29세) 팀장은 가로수길을 한 마디로 ‘트렌드’로 정리했다. 그는 “가로수길에는 이 길만의 무엇인가가 있다”며 “여길 찾는 사람들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는 십여 년 전 유행어는 ‘바람 부는 날이면 신사동 가로수길에 가야한다’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iae.co.kr
양재필 기자 ryanfeel@asiae.co.kr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국내이슈

  •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해외이슈

  •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포토PICK

  •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