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휴대폰, PPL 마케팅 강화...삼성은 이미지, LG는 브랜드 홍보 주력
사방이 꽉 막힌 보안구역에서 주인공의 휴대폰이 날카롭게 울려 퍼진다. 보안직원이 깜짝 놀라며 "여기는 휴대폰 불통 지역인데요…"라고 말한다. 그러자 주인공이 기다렸다는 듯 한마디를 내뱉는다. "삼성폰이거든"
2007년 개봉한 영화 '오션스 13'에서 카지노의 대부 윌리 뱅크(알파치노 분)가 수만달러를 주고 구입한 삼성 휴대폰을 보안 직원에게 자랑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삼성폰 = 명품'이라는 깊은 인상을 남겨줬다.
영화나 드라마 속 소품으로 등장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PPL(Products in Placement)이 국내 휴대폰 제조사의 마케팅 기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소품에서 벗어나 영화 스토리의 한 축을 담당하는 주역으로서 그 비중도 한층 커가고 있다.
손대일 상무는 "앞으로의 PPL 마케팅은 어떻게 하면 제품의 메시지나 브랜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가 관건"이라며 "단순한 소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스토리에서 핵심 포인트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03년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메트릭스 리로디드'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삼성 '매트릭스폰'도 극을 이끄는 주요한 도구였다. 2005년 개봉작 '엘리자베스타운'에서 꽃미남 배우 올란도 블롬이 애지중지하는 휴대폰도 바로 삼성 애니콜이다.
LG전자도 PPL 마케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개봉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2'에서는 주인공 샤이아 라보프가 사용하는 '샤인폰'과 메간 폭스의 메시징폰 '루머' 등 무려 5개 제품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08년 개봉된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지구가 멈추는 날'과 또 다른 영웅을 꿈꾸는 '아이언맨'에도 LG 휴대폰이 깜짝 출연했다. 또한 뉴욕 상류층 10대들의 생활상을 담은 미국드라마 '가십걸'에서는 주인공들이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모든 에피소드를 LG 쿼티폰(키패드가 달린 휴대폰)이 이끌어가고 있다.
휴대폰 업계는 PPL 마케팅의 효과가 '기대 이상'이라고 보고, 향후 PPL을 꾸준히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다만, 삼성이 PPL용 휴대폰을 특별 제작하는 것과 달리 LG전자는 기존에 판매하는 휴대폰을 등장시키는 상반된 전략을 펼치고 있어 눈길은 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삼성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반면, LG전자는 제품 브랜드를 홍보하는 전략적 차이 때문"이라면서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삼성과 LG로서는 전 세계에서 상영되는 헐리우드 영화 PPL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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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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