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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세에도 "드레스는 내 손으로 만들어"…日최초 웨딩 드레스 만든 가쓰라 유미 별세[일본人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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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디자이너' 별명
日에 최초로 웨딩 드레스샵 오픈
94세에도 드레스 만들어
기모노 본뜬 '유미 라인' 개발
일본 전통복 개량도 나서

얼마 전 일본에서는 '세계 4대 디자이너'라는 명성을 얻은 디자이너 가쓰라 유미의 별세 소식이 보도됐습니다. 향년 94세로 사망했는데, 다양한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로 일본 브라이덜 패션의 선구자로 꼽혔던 만큼 추모의 물결이 잇따랐습니다.


가쓰라 유미는 대학 졸업 후 프랑스로 건너가 패션 디자인을 배웁니다. 해외 20여개국을 방문해 웨딩드레스 현황을 꼼꼼히 살피고, 일본인 여성에게 어울리는 웨딩드레스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도쿄에 돌아오죠. 그는 1965년 일본 최초의 신부 드레스 전문점을 오픈하고, 일본 최초로 브라이덜 쇼도 개최합니다. 당시 일본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서양식 결혼은 일반적이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일본이 서양식 결혼을 따르게 된 데에 가쓰라의 역할이 크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드레스를 바라보는 가쓰라 유미.(사진출처=가쓰라유미재팬 인스타그램)

드레스를 바라보는 가쓰라 유미.(사진출처=가쓰라유미재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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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부터는 뉴욕이나 파리 등 세계 30개 이상 도시에서 쇼를 열어 활동의 장을 넓혀, 일본을 대표하는 패션 디자이너의 지위를 구축했죠. 1981년 미국 뉴욕의 브라이덜 쇼에서 발표한 '유미라인'은 선풍적 인기를 끌었는데, 기모노에서 착안해 만든 드레스 디자인이라고 합니다.


점점 명성을 얻으면서 1993년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부활절 미사에 입었던 제복을 디자인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일본 사람들이 전통 복장을 잘 입지 않는다는 것을 우려, 옷 입는 시간을 간소화해 만든 투피스식 기모노를 개발하는 등 일본식 전통 복장 개량에도 힘을 썼죠.


그리고 죽기 직전까지 일을 계속했다고 하니, 거의 60년간 브라이덜 패션계에서 활약했던 셈입니다. 올해만 해도 지난 3월 도쿄에서 최신작 70여점을 발표하는 패션쇼를 개최하는 등, 직업에 대한 그의 열정은 정말로 대단했는데요.

업무 중인 가쓰라 유미.(사진출처=가쓰라유미재팬 인스타그램)

업무 중인 가쓰라 유미.(사진출처=가쓰라유미재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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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떠나간 그를 추모하며 마지막까지 지인의 드레스를 만들어주던 미담도 전했습니다. NHK는 가쓰라와 친분이 있는 탤런트 캐시 나카지마의 인터뷰를 보도했는데요, 결혼식 드레스를 만들어준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결혼 45주년을 맞아 올린 리마인드 웨딩 드레스까지 만들어줬다고 합니다. 당시에도 디테일 하나하나를 고집하고 절대 타협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이 일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 확신했었다고 해 안타까움을 더했는데요.


여기에 이달 30일 쇼에 올릴 드레스 신작 디자인을 제작 업체와 체크하기로 미팅도 잡아놨었다고 하죠. 94세의 나이에도 자기 일을 사랑하고 열정을 불사른 뒤 떠난 모습은 많은 깨달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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