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대 최다인 6개 예상…포스코DX·HLB·엘앤에프 이전 착수
코스닥에선 공매도에 시달려…코스피, 패시브 자금 커서 주가 관리에 유리
올해 코스닥 기업의 코스피 이전상장이 역대 최다를 기록할 전망이다. 코스닥 상장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안정적인 주가 관리를 위해 코스피로 이동하는 추세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 투자자가 약 70%를 차지하는 코스닥과 달리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50%를 차지하는 코스피 시장에서 자금 조달도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완료한 기업은 SK오션플랜트 (4월19일), 비에이치 (6월20일), NICE평가정보 (8월8일)다. 이전상장 예비심사 신청을 받은 포스코DX 와 이전상장을 준비 중인 HLB , 엘앤에프 까지 포함하면 6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이전상장 기업이 역대 가장 많다"며 "안정적인 주가 관리를 위해서는 패시브 자금이 들어와야 하는데, 그래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큰 코스피로 이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 기업들이 설명하는 이전상장 배경은 결국 '주가'로 귀결된다. 코스닥을 떠나는 주된 이유로 기업들은 '공매도'와 '기관 자금'을 꼽는다. 이전상장 주관사 선정을 마친 HLB가 대표적이다. HLB 관계자는 "기업가치 측면에서 코스닥보다 코스피가 낫다고 판단했다"며 "코스닥에서는 공매도 비중이 상당히 커서 부담이 됐고, 기관 자금을 확보하는 데 다소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전상장을 준비 중인 HLB는 코스닥 시가총액 7위다. 바이오 종목 중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엘앤에프는 시가총액 5위다. 현재 코스닥150, 코스피200 종목만 공매도가 가능하다. 두 종목 모두 코스닥에서 공매도 규모가 큰 기업으로 꼽힌다.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면 코스피200 편입 전까지 공매도가 금지된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금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점도 이전을 부추기는 이유다. 10월 기준 코스닥의 개인 투자자 비중은 76.50%에 이른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50%, 17.17% 수준이다. 이마저 1999년 이후 개인 투자자 비중이 가장 낮은 수치다. 바이오와 배터리 업종은 기관 투자자로부터 자금 확보가 중요한데, 코스닥 시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미다.
코스피 개인 투자자 비중은 44.41%로 전체 투자자의 절반이 안 된다. 기관과 외국인 비중은 각각 21.76%, 33.08%이다. 코스피200 편입으로 공매도 가능성이 존재해도 유리하다.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규모가 커져 패시브 자금 유입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증권사 관계자는 "주주들의 강한 요구도 이전상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며 "기업 규모가 커지면서 주가 관리의 중요성도 커졌고, 꾸준히 투자금을 유치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코스피 상장사가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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