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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박지원, '서해피살 첩보' 회수·삭제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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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현 기자]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가 북한에서 피살된 다음날 국정원과 국방부에서 사망 사실 은폐를 위해 자료 삭제 등 조직적 작업이 이뤄진 것으로 검찰이 판단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박 전 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의 공소장엔 2020년 9월22일 밤 이씨 사망을 인지한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이튿날 새벽 1시 안보 관계 장관회의를 긴급소집해 "피격 및 시신소각 사실에 관해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고 일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해 12월14일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해 12월14일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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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직후 서 전 장관은 합참 작전본부 작전부장에게 전화해 "강도 높은 보안 작전"을 지휘했다. 그러면서 ▲서해 공무원 사건 관련 자료를 모두 수거해서 파기 ▲예하 부대가 이 사건 관련 내용을 알고 있으면 화상 회의를 통해 교육 ▲국방부 및 합참에서 책임지고 조치 이행 등을 지시했다.

이 같은 지시에 "서해 관련 사항은 모두 삭제하라", "모든 첩보와 시트지를 파기하고 타 보고서에 인용 및 탑재를 금지하라", "해당 부대 지휘관을 포함해 누구에게도 관련 내용을 전파하지 마라" 등 지시가 담당 부대와 관련 기관에 전달됐다.


검찰은 56개 부대가 수신한 전문, 군사정보통합처리체계(MIMS·밈스) 내 첩보 60건, 18개 부대 정보 유통망 내 첩보 5417건이 삭제된 것으로 봤다. 첩보나 보고서 원본을 삭제한 것이 아니라 보안 유지를 위해 배부선을 조정한 것이란 취지의 서 전 장관 측 주장과 달리, 첩보 원음 파일 등 문서 대부분이 삭제·손상됐다는 판단이다.


국정원에서도 이씨 사건 관련 첩보 및 자료들의 광범위한 삭제가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박 전 원장은 서 전 장관과 함께 새벽 안보 관계 장관회의에 참석하고, 노은채 당시 비서실장에게 "9월22일께부터 국가정보원에서 수집한 첩보 및 관련 자료를 즉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노 전 실장은 23일 오전 9시30분께 국정원 차장 및 기조실장을 소집해 '원장님 지시사항'을 전달하며 "첩보 관련 자료를 모두 회수해 삭제조치를 하고,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에선 이씨 사건 관련 키워드가 포함된 첩보와 이를 분석한 보고서 등 55건이 삭제됐다.


서 전 장관은 관련 보도로 이씨의 사망 사실 은폐가 불가능해지자, 국가안보실의 지시를 받아 이씨를 자진 월북자로 몰아가는 '월북 조작'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가 스스로 월북한 것처럼 보이도록 일부 현장 상황만을 골라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허위 수사 결과 발표와 브리핑을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서 전 장관과 박 전 원장에 대해 직권남용 및 공용전자기록 손상 등 혐의를 적용해 지난해 12월 형사 재판에 넘겼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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