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쉿', 포토라인의 결정적 그 순간

성남지청 조사 위해 출석, 지지자들에게 여유
야유 전한 비판자에겐 손가락으로 '쉿' 표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 표시를 하는 장면은 10일 포토라인을 상징하는 결정적인 순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도 성남의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이 대표는 "쫄았습니까" 라며 야유를 보내는 이에게 조용히 하라는 의미로 입에 손가락을 댔다.

제1야당 대표의 검찰 소환이라는 현실에서 여유를 잃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는 등 검찰 소환 앞에서 당당하다는 시그널을 전했다. 이날 포토라인 주변은 취재에 나선 기자와 이 대표의 출석에 동행한 민주당 의원들, 지지자들과 비판자들이 뒤엉키면서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경기 성남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 대표를 옹호하는 지지자들이 전국에서 모여들었지만, 반대로 비판의 목적으로 이곳을 찾은 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이 대표를 향해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검찰이 기소를 위한 수순으로 이날 소환 조사를 단행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포토라인에서 "검찰은 이미 답을 다 정해놓고 있다. '답정(답이 정해진) 기소'"라며 "검찰에 진실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며 당당하게 맞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경기 성남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도 검찰의 기소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결국 재판 과정에서 진실을 가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만 구속영장 청구를 시도할 것인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제1야당 대표의 구속 시도는 그 자체로 정치적인 리스크를 짊어진 결정이다.

구속 시도가 실패로 끝날 경우 검찰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구속 영장을 청구한 것 자체가 이 대표의 정치적인 상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서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구속 논란으로 번질 경우 민주당에도 정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이날 밤이나 11일 새벽까지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귀가할 때까지 성남지청 앞은 지지자들과 비판자들의 신경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