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신수정의 일의 격] 불안이 성장을 가져온다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100세 시대, 안락함 너무 빨리 들어가
성장 멈춘다면 그것이 진짜 위기

[신수정의 일의 격] 불안이 성장을 가져온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치과의사인 동생과 이야기하다 보니 자신의 병원에 외국인들이 종종 온다는 말을 한다.


외국인들은 크게 두 그룹인데 한 그룹은 학원 영어 강사들이고, 또 한 그룹은 돈을 벌기 위해 단기 취업 중인 외국인들이라고 한다. 동생은 그 외국인들에게 한국 온 지 얼마나 되었는지, 한국말을 얼마나 하는지를 체크해 보았는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두 그룹 중 영어 강사 그룹은 3년 이상 한국에서 살아도 대부분 한국말을 거의 못하는 반면, 다른 외국인들은 2년 정도만 되면 한국말을 잘한단다. 왜 그런 차이를 보일까.


영어 강사들은 한국말을 전혀 못 해도 소위 ‘갑’으로 주위 사람들이 알아서 모셔주니 한국어를 배울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일을 하기 위해 온 외국인들은 ‘을’로 살기에 한국말을 배우는 데 분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는 직장 세계에서도 유사해 보인다. 필자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대체로 을이 더 배우고 더 성장한다. 물론 을도 타성에 젖기도 하지만, 대개 을은 감각을 잃으면 더 이상 고객이 찾지 않고 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끊임없이 전문성을 기르고 역량을 기를 수밖에 없다.

물론 절대적인 갑이나 절대적인 을은 없다. 대부분은 누군가에겐 갑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을이기도 하다. 갑 회사처럼 보여도 을 부서가 있고 반대인 경우도 있다. 또한 갑도 그 세계에 적합한 역량이 필요하고 애로가 있다. 열심히 배우고 성장하는 분들도 많다.


그뿐만 아니라 회사 내 위치에 따라서도 성장 속도가 다르다. 언제 자신의 성장 속도가 가장 빨랐는지 기억해 보라. 대개 주니어일 때 성장속도가 빠르다. 학습도 많이 한다. 왜일까? 불안하기 때문이다. 아직 경험도, 지식도 부족하기에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염려한다.


이에 더 배우려 하고 더 성장하려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직위가 높아질수록 마음이 편해진다. 성장의 열기가 감소된다. 과거 학습했던 내용과 적절한 소프트 스킬로도 충분히 기존 업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새롭게 학습하지 않는 분들이 점점 나타나게 된다. 성장곡선이 정체되기 시작한다. 과거의 좋은 학벌과 경력 그리고 명성을 가지고 있지만 안락함에 빠져 더 이상 공부하지 않아 과거에 가졌던 지식을 재탕 삼탕하는 유명한 분들도 종종 볼 수 있다.


결국 안락함은 치열함을 빼앗아 간다. 그러므로, 지금 너무 편안하고 아무 스트레스가 없다면 그것은 오히려 성장의 위기일 수도 있다. 자신이 무언가를 이루었다고 생각할 때, 자신의 마음이 편할 때 오히려 성장이 멈춘 것은 아닌지 의심할 필요가 있다.


너무 과해도 힘들겠지만 적절한 불안감, 위기감, 절실함, 스트레스가 사람을 더 건강하게 하며 더 배우고 성장하게 한다는 것은 과학적 연구 결과이기도 하다. 100세 시대. 너무 빨리 안락함으로 들어가서 성장을 멈춘다면 그것이 진짜 위기가 아닐까?


신수정 KT엔터프라이즈 부문장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오동운 후보 인사청문회... 수사·증여 논란 등 쟁점 오늘 오동운 공수처장 후보 인사청문회…'아빠·남편 찬스' '변호전력' 공격받을 듯 우원식,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 당선…추미애 탈락 이변

    #국내이슈

  • 골반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3년 만에 앉고 조금씩 설 수도" "학대와 성희롱 있었다"…왕관반납 미인대회 우승자 어머니 폭로 "1000엔 짜리 라멘 누가 먹겠냐"…'사중고' 버티는 일본 라멘집

    #해외이슈

  • '시스루 옷 입고 공식석상' 김주애 패션…"北여성들 충격받을 것"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 "법과 원칙 따라 제대로 진행"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포토PICK

  • 車수출, 절반이 미국행인데…韓 적자탈출 타깃될까 [르포]AWS 손잡은 현대차, 자율주행 시뮬레이션도 클라우드로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한-캄보디아 정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