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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사라지자…수박 한 통 ‘2만5000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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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박 평균 소매 가격 2만4980원
지난해 꿀벌 집단 폐사 후폭풍
농민들 "수분 시기 놓치고 수확량 줄고"

이마트 수박 매장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이마트 수박 매장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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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서희 인턴기자] 지난해 겨울 발생한 꿀벌 집단 폐사로 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박과 참외 등 매년 봄에 수분을 해줘야 하는 농작물이 전국적인 꿀벌 부족 현상으로 수분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확량이 줄었고, 도ㆍ소매가격이 크게 올랐다.


24일 농산물유통종합정보시스템(농넷)에 따르면 올해 수박 평균 도매가격은 2184원(kg당)이다. 수박 도매가격은 2020년 1462원, 2021년 1595원으로 오르더니 올해는 2000원을 넘어섰다. 도매가격이 2000원대에 들어선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품질 등급이 ‘상’에 해당하는 수박 한 통의 올해 평균 판매 가격은 2만4980원으로 지난해(2만585원)보다 21% 상승했다.

수박과 참외 등 과채 가격이 급상승한 원인으론 지난해 발생한 ‘꿀벌 집단 폐사’ 사태가 꼽힌다. 수박은 꿀벌을 이용해 수분하는 대표적인 농작물로, 전체 수박 농가 가운데 90% 정도가 꿀벌에 수분을 맡긴다. 특히 품질이 좋은 특상품 수박을 생산하기 위해선 수분 시기를 잘 맞춰야 하는데, 3월에서 4월 초 꽃이 피는 짧은 시기에 수분해주지 않으면 크고 실한 열매를 얻기 어렵다. 그런데 지난해 겨울과 올해 봄 사이 전국적으로 꿀벌 78억 마리가 집단으로 폐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전국 도매시장의 수박 반입량이 평년 대비 크게 떨어진 이유다.

임실군 양봉 피해 농가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임실군 양봉 피해 농가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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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전문가들은 꿀벌 집단 폐사 사태가 이상 기후와 병해충이 겹치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결론지었다. 벌은 겨울철에 휴식을 취하면서 봄에 움직일 에너지를 비축하는데, 지난해 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지자 이른 봄이 왔다고 착각한 꿀벌들이 멀리 활동에 나섰다가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간에 죽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여름 강풍과 강우가 이어지면서 아카시아 개화 시기가 늦어졌고, 꿀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한 꿀벌들이 면역력 약화로 병해충에 감염됐을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농가들은 인공 수정 비율을 높이거나 비싼 가격에 양봉업자들과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 수정은 사람이 일일이 수꽃의 수술을 암꽃의 암술머리에 문지르는 작업을 해야 하는 탓에 인력이 부족한 농민들은 하루에 20만원 가량의 일당을 주고 수분 작업을 외국인 근로자에게 맡기고 있다. 농민들은 천정부지로 오른 벌통 1군을 구매하는 것보다 근로자의 손을 빌리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충북 충주에서 농가를 운영하는 강씨(39)는 “15만~16만원 하던 꿀벌(양봉) 가격이 요즘 들어 30만원에서 비싸면 40만원까지 올랐다”면서 “어쩔 수 없이 인건비를 주고 사람을 고용했는데도 올해는 수분 시기도 놓쳤고 수확기도 늦어졌다”고 말했다.


한편 꿀벌 집단 폐사 사태가 수확기가 가을인 사과나 배 재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과와 배 역시 꿀벌을 통해 수분을 진행하는 대표적인 작물 중 하나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지난 13일 보도 자료를 내고 “꿀벌 집단 폐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림청ㆍ농림축산검역본부ㆍ환경부와 협력해 연구 역량을 총 집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서희 인턴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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