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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인력난 비명]'수주 대박' 호황인데…일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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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말 종사자 9만2200명, 불황 지속에 7년간 반토막
웃돈 줘도 숙련공 못 구해…정부 양성책에도 복귀 기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동훈 기자] 강추위가 찾아온 23일 현대삼호중공업 기술교육원 강의실. 실내는 수십 명의 국내외 연수생들이 각종 조선 기술 실습에 한창이었다. 이들은 기술연수를 통해 지방자치단체 고용 지원 비용과 수련비용 등 6개월간 500만원 이상 지원금을 받는다. 거주도 회사가 제공한 조선소 내 아파트에 머문다. 김상진 기술교육원장은 "조선업 특성상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수련생 한 명당 5000만원이 넘는 교육 비용이 들어가지만 현장에 필요한 고급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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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수주 대박’을 터트리고 있는 조선업계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예상 목표를 뛰어넘은 수주를 달성했지만 정작 배를 만들 사람이 부족한 실정이다. 당장 웃돈을 주면서라도 인력을 구해 선박을 납품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숙련공이 없어 생산 물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24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조선업 종사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9만2200명으로 2015년(20만2689명)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7~8년간 지속된 조선업 불황에 대규모 구조조정과 자발적 이직으로 숙련공들이 회사를 떠난 영향이다.


특히 선박 건조에 투입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지난해 9월 정부가 올해까지 조선 인력 8000명 양성책을 내놨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는 수주 호황기지만 다시 침체기를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 조선업 복귀를 꺼려하고 있어서다. 조선업 관계자는 "숙련된 생산기술직만 수급하면 되는 게 아니라 친환경 선박 기술과 설계 등 고급 인력 확보도 시급하지만 이렇다 할 대안이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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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사람은 태부족이지만 일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부터 몰려들고 있다. 삼성중공업 은 전일 아프리카 지역 선사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4척을 총 9985억원에 수주했다. 올해 첫 수주로 수주 목표액인 88억달러의 9%를 달성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도 올해에만 총 34척, 37억달러(약 4조5000억원)어치를 수주해 올해 목표치인 174억4000만달러의 21%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 들어 총 12척, 27억2000만달러(약 3조2400억원) 상당의 선박과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


이들 3사는 지난해 연간 수주 목표액을 45% 초과한 458억달러(약 54조4800억원) 상당의 선박을 수주하면서 2~3년치 일감을 확보했다.

올해 수주 전망도 긍정적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은 123억8600만t으로 전년(119억7400만t) 대비 3.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조선업 관계자는 "일감은 쏟아지고 있는데 사람이 없어 납품 기한을 맞추지 못하거나 생산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조선업 특성상 일정 기간 숙련기간이 필요한 데다 회사를 떠난 숙련공을 다시 채용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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