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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보험 손실 50조]의료계 눈치에 '적자' 병 키워…대수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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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액 올해 역대 최대 규모
매년 10% 이상 보험료 올려도
보험금 증가 속도 못따라가

[실손보험 손실 50조]의료계 눈치에 '적자' 병 키워…대수술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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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2017년 뇌출혈로 발생한 편측마비를 앓고 있는 김원주씨(63·가명)는 재활병원과 요양병원을 반복 입원하면서 5년 간 1000회가 넘는 도수치료를 받았다. 그가 보험사에서 타낸 의료비만 7000만원이 넘는다. 지난 3월5일부터 31일까지 인천의 A요양병원에서 198차례나 도수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 평균 8번의 치료를 받은 셈으로, 도수치료로만 의료비용이 1200만원이 지급됐다.


금융당국이 의료계의 비급여 과잉진료에 대한 수술을 예고한 것은 실손보험이 밑빠진 독에 물붓기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3500만명이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액은 올해 역대 최대 규모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보험료를 매년 10% 이상 인상했지만, 가입자들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벅찼던 셈이다. 고질적 적자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번번이 의료계 눈치를 보느라 미봉책을 내놓는데 그쳤던 정책 실패의 후폭풍이 거세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3분기까지 손해보험사들의 실손보험 발생손해액은 8조3272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3917억원 대비 11.4% 증가한 규모다. 연말까지 이러한 상승세가 이어지면 연간 손해액은 12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손보험 시장의 약 18%를 점유하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의 손해액을 더하면 올해 발생 손해액은 13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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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질식 정책 실패 후폭풍 거세
"기존 가입자 차등제 도입 검토"

최근 5년 간 실손보험 손해액 누적 규모는 50조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2017년 7조5442억원이던, 실손보험 손해액은 2018년 8조7285억원으로 증가했다. 2019년엔 11조191억원으로 급증했으며,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지난해엔 11조7907억원까지 치솟았다.


발생손해액은 실손보험 지급 보험금과 손해조사비용, 지급준비금 증감액 등을 더한 금액으로, 보험료 수입에 비해 손해액이 많을 수록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실손보험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상품별로 1세대(구실손, 2009년 9월 이전 판매)은 지난해에만 1조2838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2세대(표준화, 2017년 3월 이전 판매)도 손실 규모가 1조1417억원에 달한다. 그나마 가장 최근에 판매된 3세대(신실손, 2021년 6월 이전 판매)도 176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보험사들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호실적에도 보험료를 올린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자동차보험처럼 다른 보험의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실손보험 적자를 메꾸는데 사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미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주요 손보사들은 내년 실손보험 인상 관련 안내문을 발송했거나 발송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인상률은 10~20% 사이로 전해진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손보험은 가입자의 연령 증가에 따라 자연적으로 매년 보험료 인상요인이 발생한다"면서 "기존 가입자에 대한 보험료 차등제 도입이나 계약 전환처럼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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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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