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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27>증세치료에 목을 매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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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227>증세치료에 목을 매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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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위력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만들어진 코로나 세상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가릴 것 없이 모든 분야를 포함하여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 세상에 피로감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이 눈여겨보아야 할 한 가운데에 우리 건강이 자리하고 있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마련인데, 기대했던 백신과 치료제는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다 깨달은 것은 아니겠지만, 이러한 감염병이 유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의 면역력이다. 어떠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로부터 아무런 부작용 없이 우리 몸을 확실하게 지켜줄 것은 완벽한 방어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면역세포들인데, 높은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실패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을 보면 모두에게 쉬운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면역세포들의 특성 가운데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들이 적지 않다. 홍역이나 소아마비처럼 백신 한 번 맞으면 평생 잊고 살아도 별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면역세포 안에 유전자 형태로 들어있는 최고 명의가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한, 이겨내지 못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없는데, 어떤 사람들은 왜 면역력이 약해서 고생하거나 죽을까?


면역세포가 일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자. 면역세포도 다른 세포와 마찬가지로 유전자가 켜져서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 방법으로 일한다. 필요한 물질을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만큼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물질을 만드는 프로그램인 유전자가 손상되지 않아야 하고, 필요한 영양소가 적절히 공급되어야 하며, 필요한 유전자 스위치가 켜져야 한다.


유전자가 손상되지 않는다는 것은 유전자를 구성하고 있는 최소 단위인 DNA들이 손상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모든 세포에는 30억 쌍, 60억 개의 DNA가 들어있는데, 유전자를 구성하는 DNA는 전체 DNA의 약 2%에 불과하고, 나머지 98%의 DNA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DNA로 알려져 있어 이런 DNA가 50배나 많다. 스위치가 유전자를 켜는데 많은 역할을 하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면역세포가 각종 병원체로부터 우리 몸을 잘 지킬 수 있도록 위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생활은 한 마디로 면역세포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보면 된다. 면역세포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으로는 생명스위치를 켜는 친생명적인 생활(생명이야기 6편 참조)인 뉴스타트가 아주 좋다.


식사는 필요한 영양소를 적절히 공급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과일과 채소, 곡식을 골고루 통째로 충분히 먹는 생명식으로 하되,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으면 몸에 해로운 설탕이나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 소금, 알콜은 제한하고(33편), 금연, 적절한 운동(39편), 충분한 휴식과 잠(47, 48편), 그리고, 스트레스를 잘 관리(52편)하는 것도 중요하다.


면역력과 관련하여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면역세포가 일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몸 안에 들어오면, 자리를 잡고 번식하려는 병원체들과 이들을 제거하려는 면역세포들 사이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데, 면역세포들이 초기 진압에 성공하면 병에 걸리지 않지만, 실패하여 질병에 걸리면 열, 피로, 두통, 발진과 같은 여러 증상들이 나타난다.


이럴 때 사람들은 이런 증상들을 없애려는 치료를 받는데, 이 때 주의할 일이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병원체가 만드는 것이 아니고, 면역세포가 병원체를 제거하기 위해 만드는 면역 반응이기 때문에 전혀 나쁜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감기나 독감에 걸릴 때 나타나는 콧물, 기침, 두통, 고열이나 장염에 걸릴 때 구토나 설사, 병원체에 감염되거나 상처가 생길 때 염증도 마찬가지다.


몸 안에 들어 온 병원체는 스스로 죽지 않으며, 어떤 음식이나 영양소를 먹어도 죽지 않는다. 면역세포인 백혈구들이 어떤 물질을 만들어 이들을 제거해야 하는데, 이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특히 강한 병원체가 한꺼번에 많이 들어오면 면역세포들이 할 일은 더 많아지는데, 그 과정이 면역 반응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럴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이러한 증세가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병원체를 제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고, 증세만을 없애기 위한 치료에 목을 매지 말아야 하며, 면역세포를 응원하면서 기다려주어야 한다. 그래야 면역세포가 임무를 빨리 마칠 수 있다. 바이러스를 죽이기 위해 면역세포가 고생해서 체온을 올렸는데, 해열제를 먹고 떨어뜨리면 병이 빨리 나을 수 있겠는가!


아직까지 어떤 약도 바이러스를 죽이지 못하기 때문에 감기나 독감이나 코로나가 낫는 것은 면역세포가 바이러스를 죽여 없애야 가능하다. 그렇다면 증세를 없애려는 약은 면역세포의 임무를 방해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이 극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증세를 완화시키는 약은 자제해야 하며, 오히려 면역세포가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감염병으로 체온이 올라갈 때는 바로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 보다는 어느 정도까지는 참으면서 면역세포의 기능 수행을 돕되, 휴식을 취하면서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많이 아프며 식욕이 떨어질 때는 금식하는 것이 좋다. 아플 때 음식을 먹지 못하도록 식욕이 떨어지는 것도 소화에 사용될 에너지를 줄여 침입자와 싸움에 집중하려는 면역 반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김재호 독립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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