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디지털 '일등' 한·중·일…이공계 성평등은 '꼴찌'[과학을읽다]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미래는 평등하다 - 기술산업에서의 성평등' 보고서 펴내

디지털 '일등' 한·중·일…이공계 성평등은 '꼴찌'[과학을읽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동북아 한ㆍ중ㆍ일 3개국이 ICT 등 기술 개발ㆍ혁신 등 디지털화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기술계를 비롯한 사회 전반적인 성별 격차와 불평등은 대조적으로 심각한 상황이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은 유엔(UN)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와 협력해 한ㆍ중ㆍ일 과학기술분야 직장내 양성평등 실태를 조사해 '미래는 평등하다 - 기술산업에서의 성평등' 보고서를 펴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ㆍ중ㆍ일은 전세계 ICT 기술 발전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의 부가가치 측면에서 각각 중국이 2위, 일본이 3위, 한국이 5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죠. 그러나 사회적으로 심각한 성별 격차와 불평등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2021년 '글로벌 성 격차 지수(GGGI)'에서 이들 국가는 156개 조사국 가운데 각각 중국 107위, 일본 120위, 한국 102위를 기록했고, 여성의 경제 참여와 기회 부문에서는 각각 69위, 117위, 123위에 그쳤죠.


디지털 '일등' 한·중·일…이공계 성평등은 '꼴찌'[과학을읽다] 원본보기 아이콘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선 이공계(과학ㆍ기술ㆍ공학ㆍ의학, STEM) 인력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여전히 적습니다. 한국의 경우 이공계 여성 학사 졸업자 수가 2008년 30% 안팎에서 2018년 32%로 늘었고, STEM 분야 여성 박사 졸업자 수는 762명에서 1433명으로 두 배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STEM 분야 여성 연구원의 비율은 2018년 현재 20%에 불과합니다. 일본의 경우도 STEM분야 여성 학사 졸업자 비율이 1992년 15% 미만에서 2013년 30% 이상으로 증가했고, 여성 박사 졸업자 비율은 1992년 10%에서 2013년 25%로 2배 이상 늘었죠. 그러나 2017년 현재 여성 이공계 연구원 비율은 약 16%에 불과합니다. 중국도 전체 여성 학부생 비율이 1997년 37%에서 2018년 53%로 증가했지만, STEM 연구원 중 여성 비율은 30%에도 채 미치지 못했습니다.


보고서는 채용 당시부터 여성 차별이 존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경우 많은 기업이 유급 출산휴가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채용시 지원 자격요건에서 '자녀가 있는 기혼여성'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117개 도시에서 공공 채용 서비스를 통해 광고되는 신규 일자리의 3분의2가 성별 요건을 제시하고 있으며, 여성이 아닌 남성을 찾는다고 명시한 공고가 더 많았다는 조사 결과도 사례로 들었습니다.

한국은 채용 공고에서의 차별은 없어지고 있지만 면접 위원들의 성별 균형은 고려하지 않고 있고, 면접시 여성 지원자에게는 결혼과 자녀에 대한 계획을 질문한 사례가 많은 반면, 남성 지원자에게는 주로 업무 관련 질문만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우, 기업 정규직 채용시 가족을 책임지는 여성보다 갓 졸업한 신입사원을 채용하려는 경향이 많다고 하는 군요.


디지털 '일등' 한·중·일…이공계 성평등은 '꼴찌'[과학을읽다] 원본보기 아이콘


일단 취직했다고 하더라도 임금과 근로 환경, 승진에서의 차별도 존재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에 따르면 이들 3개국 중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큰 나라는 한국으로, 중위기준 여성 임금이 남성보다 32.5% 낮습니다. 일본에서의 남녀임금격차는 23.5%로 36개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크고, 중국의 경우 2018년 한 조사에서 성별 임금 격차가 28%로 조사됐습니다.


과학기술 산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은 2018년 정보보안 및 데이터 서비스 분야 성별 임금 격차는 28%였으며, 전자상거래 부문은 27%였죠. 사회 전반적인 성별 임금 격차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일본의 경우 과학기술 산업 부문의 성별 임금 격차는 26%로 전 평균보다도 오히려 더 컸습니다. 한국은 디지털 집약 산업의 성별 임금 격차는 27%로 전체 평균보다는 낮았지만 디지털 집약도가 낮은 산업의 20%보다 컸습니다.


여성들의 가사 부담도 지적됐습니다. 보고서는 유엔(UN)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자료를 인용해 아시아권 여성들은 평균적으로 무급 돌봄과 가사노동에 남성보다 약 4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 여성은 무급 돌봄과 가사 노동에 남성보다 5.1배, 한국 여성은 4.4배, 중국 여성은 2.6배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한답니다. 또 포춘지 선정 100대 IT 기업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중 5%,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 상위 IT기업 CEO의 2%, 이사회 구성원의 10%만이 여성일 정도로 유리 천장이 심각합니다. 한국의 경우, STEM분야 관리직 여성 비율은 10% 수준에 불과하며 일본도 2019년 IT 엔지니어 중 여성은 20%에 불과했고, 리더십 위치에 있는 여성 비율은 약 6%로 조사됐습니다. 다만 중국은 신생 인터넷 기업 창업자의 약 55%가 여성일 정도로 최근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 및 리더십 참여를 높일 수 있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합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尹 "부처님 마음 새기며 국정 최선 다할 것"…조국과 악수(종합2보) 尹 "늘 부처님 마음 새기며 올바른 국정 펼치기 위해 최선 다할 것"(종합) 범죄도시4, 누적 관객 1000만명 돌파

    #국내이슈

  • 여배우 '이것' 안 씌우고 촬영 적발…징역형 선고받은 감독 망명 뉴진스, 日서 아직 데뷔 전인데… 도쿄돔 팬미팅 매진 300만원에 빌릴 거면 7만원 주고 산다…MZ신부들 "비싼 웨딩드레스 그만"

    #해외이슈

  •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비계 삼겹살' 논란 커지자…제주도 "흑돼지 명성 되찾겠다" 추경호-박찬대 회동…'화기애애' 분위기 속 '긴장감'도

    #포토PICK

  •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크기부터 색상까지 선택폭 넓힌 신형 디펜더 3년만에 새단장…GV70 부분변경 출시

    #CAR라이프

  •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 용어]교황, '2025년 희년' 공식 선포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