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올해 노벨 물리학상 받은 과학자 3명, 무슨 연구했나?(종합)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 기후학자 2명, 기초물리학자 1명 등 공동 수상자 발표
'기후 변화 연구' 토대, '분자 움직임 원리 규명' 공로 각각 인정

올해 노벨 물리학상 받은 과학자 3명, 무슨 연구했나?(종합)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올해 노벨 물리학상은 기후 변화를 연구한 기후학자 2명과 원자 단위에서 물질의 특성을 분석한 기초 물리학자 1명이 공동 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5일 오후(현지시간)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 연구의 토대를 닦은 일본계 마나베 슈쿠로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 클라우스 하셀만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교수, 복잡계 분자의 움직임을 규명한 기초 물리학자 조르지오 파리시 이탈리아 로마 사피엔자대 교수가 공동으로 수상했다.

마나베ㆍ하셀만 수상자의 경우 지구 기후에 대한 물리적 모델링을 연구해 기후의 변동과 지구 온난화를 안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인정받았다. 왕립과학아카데미 측은 파리시 교수에 대해선 "원자 규모에서 행성 규모에 이르는 물리적 시스템의 무질서와 변동의 상호 작용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마나베 교수는 1931년 일본에서 태어나 도쿄대에서 박사 학위를 땄다. 현재 프린스턴대에서 수석 기상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다. 하셀만 교수는 1931년 독일 함부르크생으로, 괴팅겐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기상학을 연구하고 있다. 파리시 교수는 1948년생으로 사피엔자대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모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올해 물리학상 수상자에게는 약 1000만 크로나(약 13억5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는데, 절반은 마나베·하셀만 교수에게, 나머지 절반은 파리시 교수에게 돌아간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초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예정돼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수상자가 자국에서 온라인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로 120주년을 맞은 노벨상은 지난 4일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발표했으며, 6일 화학상, 7일 문학상, 8일 평화상, 11일 경제학상 수상자를 각각 공개한다.

이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주최 노벨상 관련 간담회에 참석한 손석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에 따르면, 마나베 교수는 1960년대 이산화탄소(CO2) 증가에 따른 지구의 기후 온난화 연구의 토대를 닦은 기상학자로 손꼽힌다. 마나베 교수는 대기에 구름이 생겼을 때 에너지의 변화가 어떻게 이뤄지고 성층권까지 기온이 어떻게 변하는 지에 대해 집중 연구했다. 당시만 해도 인공위성도 없었지만 수학적 이론을 기반으로 대기의 물리적 특성을 활용해 대기의 온도 변화를 추정하는 3차원 기후 모델을 개발해 냈다. 손 교수는 "마나베 교수가 당시 CO2의 농도가 두 배가 됐을 때 기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추정한 것이 지금까지도 거의 그대로 맞아 떨어지고 있다"면서 "1950년대 에니악 컴퓨터로 기상 예측을 시작한 지 20년도 채 안 된 상태에서 3차원 기후 모델을 만든 것은 대단한 업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셀만 교수는 해양기후학자로, 핑커프린트(fingerprint)라는 방법을 통해 자연적인 기후변화와 인위적인 기후변화를 구분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대기의 변동성이 해양이 장기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손 교수는 "기후 변화에 미치는 요인 중에는 해양도 큰 몫을 차지하게 된다"면서 "장기간 기후 변화에는 해양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낸 학자"라고 말했다.


파리시 교수는 원자 단위의 기초 물리학을 연구한 물리학자다. 그는 1979년 '스핀 글래스' 모델을 발표해 유리(글래스)가 만들어질 때 원자들의 움직임을 규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박형규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는 "뜨거워진 유리 액체를 갑자기 차가운 물에 담그면 분자들이 제자리를 못 찾고 아무 데나 자리를 잡아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여러가지 형태가 나온다"면서 "파리시 교수는 이같은 현상을 간단한 모델로 정확히 수학적으로 풀어 내고 이를 '래플리카 메소드'라는 방법론으로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스핀 글래스 모델은 최근 들어 사회 분석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연구 등 참고되기 시작했다. 박 교수는 "사회적인 관계에서도 스핀 글래스 모델이 적용될 수 있다"면서 "모든 시스템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있는 상황에서 서로 간의 상호 작용이 이뤄지게 될 경우 사회적 관계에서 어떤 전형적인 구조가 일어나는 빈도가 어떻게 되느냐를 연구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시 교수는 또 KPZ 방정식의 저자 중 한 명을 널리 알려졌다. 이 방정식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랜덤한 경계면들에 일정한 규칙성이 있음을 규명했다. 예컨대 실험실에서 곰팡이를 자라게 했을 때, 처음에는 가운데 뭉쳐 있다가 점점 퍼져나가고, 그 경계면은 동그랗지 않고 구불 구불하다. KPZ 방정식은 이같은 구불 구불한 면들에 대해 규칙성을 부여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尹 "부처님 마음 새기며 국정 최선 다할 것"…조국과 악수(종합2보) 尹 "늘 부처님 마음 새기며 올바른 국정 펼치기 위해 최선 다할 것"(종합) 범죄도시4, 누적 관객 1000만명 돌파

    #국내이슈

  • 여배우 '이것' 안 씌우고 촬영 적발…징역형 선고받은 감독 망명 뉴진스, 日서 아직 데뷔 전인데… 도쿄돔 팬미팅 매진 300만원에 빌릴 거면 7만원 주고 산다…MZ신부들 "비싼 웨딩드레스 그만"

    #해외이슈

  • 햄버거에 비닐장갑…프랜차이즈 업체, 증거 회수한 뒤 ‘모르쇠’ '비계 삼겹살' 논란 커지자…제주도 "흑돼지 명성 되찾겠다" 추경호-박찬대 회동…'화기애애' 분위기 속 '긴장감'도

    #포토PICK

  • "역대 가장 강한 S클래스"…AMG S63E 퍼포먼스 국내 출시 크기부터 색상까지 선택폭 넓힌 신형 디펜더 3년만에 새단장…GV70 부분변경 출시

    #CAR라이프

  • 세계랭킹 2위 매킬로이 "결혼 생활 파탄이 났다" [뉴스속 용어]머스크, 엑스 검열에 대해 '체리 피킹' [뉴스속 용어]교황, '2025년 희년' 공식 선포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