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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뭘 봐야 하죠?" 영화계 몸 사리기…관객은 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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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와 본문 내용은 무관함/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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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추석 연휴요? 극장에서 보고 싶은 영화도 없고 여행도 못 가니까, 집에서 OTT 신작이나 보려고요."


이렇게 빈약한 추석이 또 있을까. 17일부터 22일까지 이어지는 5일의 황금연휴. 예년 같으면 관객을 모으기 위해 각 배급사가 앞다퉈 영화를 홍보하며 개봉에 총력을 기울일 시기. 올해는 어떨까. 일각에서는 "극장에서 볼 영화가 많지 않아 굳이 영화관을 찾을 이유가 없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5일 배우 박정민, 이성민, 그룹 소녀시대 출신 배우 윤아(임윤아) 등이 출연하는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을 극장에 걸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첫 날 영화는 3만969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같은 날 CJ ENM은 보이스피싱 범죄를 소재로 다룬 배우 변요한·김무열 주연 영화 '보이스'(감독 김곡·김선)를 선보였다. 개봉 당일 4만7249명을 모으며 '기적'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외롭게 극장을 지키고 있는 영화 두 편이 추석 연휴 관객을 불러모을 수 있을까.


올해 추석 연휴에는 새롭게 간판을 건 신작 영화가 많지 않다. 눈에 띄는 한국영화는 단 두 편. 긴 연휴에 비해 꽤 단출한 차림새다. 마치 고기반찬, 따뜻한 국 없이 김치와 조미김만 상에 오른 듯한 모양새. 안타깝게도 올 추석 연휴, 관객은 좋은 영화들을 극장에서 볼 기회를 제공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모처럼 극장에서 휴식을 기대한 관객들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렇듯 영화계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회적 거리두기를 몸소 실천이라도 하듯 관객과도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개봉을 주저하는 입장도 이해는 된다. 철저히 상업적 논리를 바탕으로 계산기를 두드린 결과인 것.


영화 관계자 A씨는 "극장에 사람이 많지 않아 손해날 것이 뻔한데 애써 만든 영화를 선보일 수는 없지 않나. 상영 횟수 역시 제약이 있다"며 "지난 여름 일부 지원을 받고 어렵게 개봉한 영화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지 않았나. 그러한 상황이 이어지니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다중이용시설인 영화관은 코로나19가 생겨난 후로 1000만은 고사하고 300만 관객을 모으기도 힘들어졌다. 제법 덩치가 큰 영화들은 일제히 개봉을 뒤로 미뤘다. 촬영을 마친 영화 소스가 웹하드에 쌓여가고 있다는 푸념마저 나올 정도. 수십, 수백여 편이 개봉을 하지 못한 채 먼지가 내려앉는 상황이다.


"추석연휴, 뭘 봐야 하죠?" 영화계 몸 사리기…관객은 멀어진다 원본보기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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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쩔 수 없으니 개봉을 미루는 것만이 답일까.


활발히 활동 중인 영화 관계자 B씨는 "관객을 극장으로 오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영화를 제공하는게 아닐까. 시장 상황이 어렵지만, 콘텐츠가 좋으면 관객은 얼마든지 온다. 최근 개봉한 일부 영화가 이를 증명하지 않았나"라며 "영화계가 주저앉아 어렵다고 토로하기 전에 스스로 몸을 사리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앞서 '분노의 질주'와 '모가디슈' 등이 추석을 앞두고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올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 상황이었기에 이 같은 분위기가 더욱더 안타깝다는 설명이다. 일부 영화는 상영관협회로부터 제작비 절반을 지원받고 개봉을 결정한 것이겠지만, 잘 만든 콘텐츠가 관객을 불러들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기점으로 극장의 살아나는 분위기를 추석 연휴로 이어가지 못해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는 상업 영화를 만든 사람들이 상업적 논리로 선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관객 입장에선 긴 연휴에 마땅히 볼 영화가 없어 아쉬울 뿐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추석 연휴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을 보겠다", "밀린 영화와 드라마를 OTT 플랫폼에서 정주행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이제 관객·시청자가 좋은 콘텐츠를 알아보는 시대다. 대충 만든 콘텐츠에 자본을 꽤 퍼부어 홍보를 해봤자, 개봉한 지 하루 만에 들키고 말 터. 극장에 걸리든 안방에 공개되든 좋은 콘텐츠라면 다수에 의해 소비되는 게 현실이다.


관객이 극장과 더 멀어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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