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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 맥아더를 움직인 한국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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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9월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참호 밖으로 나와 진격하는 국군 병사들의 모습[이미지출처= 국가기록원 홈페이지]

1950년 9월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참호 밖으로 나와 진격하는 국군 병사들의 모습[이미지출처= 국가기록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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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둘러싸고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 이야기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한국인 소년병과 만났다는 일화가 있다. 한국인 소년병이 보여준 강한 의지가 전투마다 도주했다는 아프간 정부군과 비교되면서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1950년 6월29일, 당시 미 극동사령부 최고사령관이던 맥아더 장군은 한국전쟁 전선 시찰을 위해 한강방어선을 방문하던 중 참호에 혼자 남아 있던 한국인 소년병과 만났다. 맥아더 장군은 그 소년병에게 "언제까지 혼자 참호를 지키고 있을 것이냐"고 묻자 그 소년병은 "상관의 철수명령이 있을 때까지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이 있느냐고 다시 물었을 때 소년병은 "무기와 탄약만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맥아더 장군은 "이런 용감한 병사가 남아 있는 나라는 절대 망해선 안된다. 우리는 전력으로 한국을 도와야 한다"며 본국 합동참모본부의 지시가 내려오기도 전에 극동사령부 가용 병력을 동원, 한국군 지원 명령을 내렸다. 그는 훗날 회고록을 통해 "당시 한국군은 무기와 장비가 매우 열세인 상황이었지만 싸울 의지가 강하게 남아 있어 불리한 상태에서도 싸워볼 만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찰 전까지는 맥아더 장군도 한국군 지원에 꽤나 부정적인 입장이었다고 한다. 이미 수도 서울이 6월28일 함락된 상태였고, 패잔병 8000여명을 모아 급조한 한강방어선도 얼마 못 버틸 것이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다. 미 정보당국에서도 열흘 안에 전쟁이 끝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주를 이루던 상황이라 미국 정부는 한국군에 대한 무기 지원마저 망설이고 있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맥아더 장군이 갑자기 한국군 지원 명령을 내리자 극동사령부 내에서도 극심한 반발이 일었다. 그러나 맥아더 장군은 "민주주의 국가를 지키기 위한 군대는 있어도 군대에 민주주의는 없다"며 모든 반발을 물리치고 한국군 지원을 강행했다. 세계 굴지의 반도체 강국인 대한민국의 역사는 그 덕에 시작될 수 있었다.

아프간 전쟁에서도 탈레반이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전력의 문제가 아니었다고 한다. 20년간 100조원이 넘는 미국의 군사지원을 받고 30만명으로 불어났던 아프간 정부군은 미군과의 오랜 연합훈련으로 전투력도 뛰어났다. 그러나 탱크와 전투기 한 대 없던 탈레반군에 순식간에 무너진 이유는 결국 의지의 유무였다는 평가다. 세계 최강 전력의 미군마저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의지만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었던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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