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중진들, 대여투쟁보다 당권싸움 더 잘해…당 바꿀 것"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릴레이 인터뷰 ③김웅 의원
내분 중인 중진들에 쓴소리
"김종인, 세게 붙으라 조언"
당내 대선후보 발굴, 보호 공약
"누구도 공천 관여 못하게 할 것"

김웅 국민의힘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부·여당과 싸울 때는 전략도 뭐도 없는 것 같았는데 당권 다툼 하는 걸 보니 중진들 지략이 뛰어나고 프레이밍도 잘 한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출마로 마음을 굳힌 김웅 의원은 7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당권을 두고 각축전을 벌이는 중진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김 의원은 "당대표 경선에 출마를 고려하니 해괴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당을 변화하고 개혁하자고 했더니 계파 이야기가 나오고 지역감정 문제가 터져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남 대표론, 비영남 대표론이 나오면서 나와 초선 의원들이 당 큰일 나겠다 싶어 잠잠하게 만들어 놓으면, 누군가가 영남을 홀대하느냐며 지역감정을 부추긴다"면서 "지역 감정론이 사라질 거 같으면 불을 지르고 마치 볼모처럼 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당을 지켜줬던 지역을 볼모로 삼고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당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의원과의 인터뷰는 그가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직후 이루어졌다. ‘김 전 위원장의 지지를 받았다는 뜻인가’란 질문에 김 의원은 "그렇게 봤다"면서 "이번에 당대표가 꼭 돼서 정강·정책을 실현해 달라는 당부를 들었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 재임 시절 정강·정책 개정을 통해 중도 실용 지향 정당으로 만들었지만, 실제 당을 바꾸는 작업은 김 의원이 나서서 완수해 달라는 당부다. 김 전 위원장은 김 의원에게 "세게 붙으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를 키워야 한다’는 조언도 했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율이 1% 정도밖에 안 되니 외부에서 지지율 높은 사람을 데려와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하고 경제 전문 지식이 있고 소신과 원칙을 갖춘 인물이 대통령 자격이 있다고 한다. 이에 잘 맞는 사람이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아니냐. 그런데 우리 후보를 옹호해주고 보호하는 중진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 개혁을 위한 청사진과 관련해 ‘공천’을 언급했다. 그는 "여의도 정치를 해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공천이었다"면서 "미리 룰을 정하고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한 뒤 그에 따라 공천 작업을 하면 된다. 공천관리위원회를 관리 기구로 하고 누구도 관여 못 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외에도 소수자를 위한 공천 의무할당, 당내 데이터 분석 능력 향상, 문제 해결 조직으로서의 당 조직 개편 등 개혁안도 제시했다.

한편, 김 의원은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든 것을 희생하려는 각오가 아니면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는 것은 맞지 않다"며 "‘퓨처 메이커’(청년) 중 한 명이 대표할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의 우세 지역인 송파구 지역구마저 버리겠다는 각오를 보인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