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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아닌 관리원…인식부터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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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호칭 개선 운동' 현장
시행 2달째…"존중받는 느낌"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길 기대"

상가·오피스텔 아직 사각지대
區 "현수막·포스터 추가 설치"

서울 성동구 행당동의 한 아파트 게시판에 경비원 호칭 개선 운동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서울 성동구 행당동의 한 아파트 게시판에 경비원 호칭 개선 운동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 있다./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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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경비원이 아니라 관리원이라고 불리니깐 더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죠."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 박모(69)씨는 구가 실시하고 있는 ‘경비원’ 대신 ‘관리원’으로 바꿔 부르기 운동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왼쪽 가슴을 가리키며 "명찰에도 관리원이라고 적혀있다"고 했다. 또 아파트 게시판에 설치돼 있는 홍보물을 기자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박씨는 "입주민들이 홍보 포스터를 보고 ‘이젠 관리원이라고 불러야 하죠?’라며 인사를 하기도 한다"면서 "이름이 바뀌었을 뿐인데 점차 경비원에 대한 사람들 인식이 변화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성동구는 관내 아파트 146개 단지 전체를 대상으로 2개월째 아파트 경비원 호칭 개선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아파트 경비원의 자존감을 높이는 한편 인식개선을 통해 상호가 존중하는 공동주택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경비원을 향한 갑질이 이어지고 지난해 고(故) 최희석씨가 폭언과 폭행·감금을 당하고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지난 3월12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이번 운동은 올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또 공손한 언어 사용, 휴게시간 존중하기, 부당한 업무 요구하지 않기 운동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인근 다른 아파트에서 경비 업무를 하는 근로자들도 관리원으로 불리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답한다. 윤석상(72)씨는 "분리수거를 하는 날엔 많은 입주민과 마주치는데 10명 중 4명은 관리원으로 불러주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주민이 더 늘어 날 듯하다"고 했다. 김모(68)씨도 "호칭 개선 포스터를 보고 관리원이라고 불러주니 인식이 점차 개선되는 것 같다"면서도 "다른 지역 아파트에서 근무할 땐 욕설도 자주 들었는데 이런 운동이 확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관내 아파트 단지 5곳을 방문한 결과 4곳에선 게시판 등에 홍보 포스터가 부착돼 있었고 직접 만난 경비원 5명 모두 해당 운동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 위치한 아파트 게시판. 경비원 호칭 개선 운동 홍보 포스터가 설치돼 있다./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 위치한 아파트 게시판. 경비원 호칭 개선 운동 홍보 포스터가 설치돼 있다./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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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포스터 부착 기간이 단지마다 달라 이미 철거한 곳에선 주민 홍보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아파트에서 근무하는 이들만 해당돼 상가나 오피스텔 등에서 근무하는 경비원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상가에서 근무하는 경비원 박모(65)씨는 "아파트 경비원처럼 우리도 깔보는 듯이 하는 말과 폭언, 욕설을 자주 듣는다"면서 "방문객들에게 존중받을 수 있도록 호칭 개선 운동에 포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성동구 관계자는 "다른 자치구로부터 이번 운동에 대해 벤치마킹을 하고 싶다는 취지로 문의해와 안내하기도 했다"면서 "아파트 관리원이라는 호칭을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단지 입구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추가적으로 홍보 포스터도 부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근무 관리원에 대해 우선 호칭 개선 운동을 시행한 뒤 점차 오피스텔, 상가 등에서 경비 업무를 하는 분들로까지 범위를 넓히는 방향에 대해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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