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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2000만원, 하지원 500만원"…미술시장 호황에 연예인들 잇단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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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하정우 등 잇단 전시회 개최
그림값, 웬만한 중견 작가 버금가
솔비·구혜선, 음악 결합한 작품 눈길
"팬덤에 의한 고평가" 비판적 시선도

배우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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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미술시장 호황에 최근 개인전을 여는 연예인이 늘고 있다. 미술(Art)과 엔터테이너(Entertainer)의 합성어인 ‘아트테이너’로 불리는 이들의 작품은 심지어 수천만 원에 실거래되며 유명 작가들의 판매 실적마저 훌쩍 뛰어넘고 있다.


배우 하정우는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5길 표갤러리에서 지난달 23일부터 개인전 ‘At Home’을 열고 있다. 2010년 전시활동을 시작한 그는 이번이 벌써 14번째 개인전이다. 코로나19로 ‘집콕족’이 된 하정우가 자기 내면에 집중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2~3층 두 전시공간에 작품 35점을 내걸었다.

하정우는 인물·사물·동물 등 다양한 소재에 자기만의 색감과 스토리를 입혔다. 제목 없는 한 그림에서는 발렌시아가와 루이뷔통 같은 해외 명품 브랜드로 치장한 남성들이 선글라스를 끼고 있다. 그림 위에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1992)’ 제목이 구호처럼 그려져 있있다.


또 다른 ‘무제’ 그림에서는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화가 에곤 쉴레(1890~1918)가 근육질 몸을 뽐내고 있다. 망토를 걸친 상태다. 하정우는 과거 작품에서도 종종 대중문화적 소재를 가져오곤 했다.


하정우의 작품은 벌써 절반 정도가 팔렸다. 표갤러리 관계자는 "인기가 상당하다"며 "최고가는 약 2000만원 수준으로 계약금 납부까지 이뤄진 것도 많다"고 전했다. 가격만 놓고 볼 때 중견작가와 맞먹는 수준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하정우, Untitled, 2020, Mixed media on cotton, 45 x 60 cm.(사진=표갤러리)

하정우, Untitled, 2020, Mixed media on cotton, 45 x 60 cm.(사진=표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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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첫 개인전을 연 가수 겸 화가 솔비(권지안)도 작품 활동에 열중이다. 그는 지난달 3~8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이트 갤러리에서 개인전 ‘Just a Cake-Piece of Hope’를 열었다.

그의 작품 ‘Just a Cake-Angel’은 지난달 18일 서울옥션 스페셜경매에서 49회 경합 끝에 낙찰가 1010만원(추정가 550만원)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의 소속사는 "가나 아틀리에 입주 작가들이 스피커 오브제로 작업한 평면 작품 중 최고가"라며 "동시대에 주목받는 작가들보다 높은 가격"이라고 평했다. 솔비는 지난해 가나아트센터가 운영하는 ‘가나 아틀리에’ 입주작가로 선정돼 활동해오고 있다.


솔비는 해당 작품에 자신의 신곡 ‘엔젤’의 음악 공개 결정권을 담았다. 미술과 음악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실험이다. 낙찰자가 음악 공개를 원하지 않으면 해당 음악은 개인 소장품이 된다. 하지만 낙찰자가 음원 유통에 대한 동의 의사를 최근 밝혀 해당 음악은 이달 중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원의 그림 '슈퍼카우 3'.

하지원의 그림 '슈퍼카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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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부터 취미로 그림을 그려온 배우 하지원. 그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시그니처 키친스위트 청담 쇼룸 아틀리에’에서 개막한 단체전 ‘우행(牛行)’에 추상화 ‘슈퍼 카우(Super Cow)’ 연작 3점을 출품했다. 다채로운 색과 선으로 소의 특징을 표현한 추상화다. 작품 3점 중 1점은 이미 판매 완료됐다. 구체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50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구혜선도 지난달 23~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회 ‘서태지의 lyrics 아래로: 구혜선의 newage’를 열었다. 구혜선은 서태지의 음악 17곡과 자기가 작곡한 뉴에이지 음악 25곡이 융합된 콜라주 형태의 영상물들을 선보였다. 전시 인기에 힘입어 이달 중 세종시에서 두 달간 ‘앙코르 전시회’를 연다.


연예인들이 잇따라 미술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도 있다. 이른바 ‘연예인 프리미엄’과 팬덤에 의해 고평가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한 미술 평론가는 "미술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아니라 겉치레식으로 전시하는 모습도 보여 아쉽다"며 "현대미술의 추상성과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포스트모더니즘을 방패 삼아 대단한 예술가인 양 행동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작품에 담긴 연예인들의 아우라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한 갤러리 큐레이터는 "작가와 작품이 분리될 수는 없다"며 "연예인을 통해 미술이 더 대중화하는 등 긍정적 측면도 많다"고 주장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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