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후환경회의, 23일 중장기 국민정책제안 발표
2035~2040년 친환경차만 판매…"탄소중립 기여"
2045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위해 석탄발전 제로화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미세먼지ㆍ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3년 안에 경유가격을 휘발유 수준으로 높이고, 15년 후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는 정책제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2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세먼지ㆍ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을 발표했다. 이번 제안은 500여명의 일반국민으로 구성된 국민정책참여단의 토론, 숙의 과정을 거쳐 정부ㆍ산업계ㆍ지방자치단체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한 결과물이다. 경유값ㆍ전기료 인상, 내연기관차 퇴출 등 사회적 파급력이 큰 대표 과제 8개를 비롯해 총 29개 과제로 구성됐다.
국가기후환경회의는 현재 휘발유가격 대비 88% 수준인 경유가격을 3년에 걸쳐 95% 내지 100%로 단계적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경유값 인상은 미세먼지 주범으로 알려진 경유차 수요를 억제할 수단이자 그동안 부처 간 이견으로 풀지 못한 숙제였다. 95%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이고, 100%는 OECD 권고 수준이다. 국민정책참여단의 40%는 경유가격을 휘발유만큼 올리자는 방안(100%)을 채택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이 경우 전국 직접배출 초미세먼지(PM2.5)는 147t, 질소산화물(NOx)은 9299t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유차ㆍ휘발유차와 같은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도 내놨다. 시기는 2035년 또는 2040년으로 정했다. 이때부터 전기차ㆍ수소차 등 친환경차 또는 하이브리드차만 국내 판매를 허용해 2050년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친환경차 인프라 확충, 자동차 산업계ㆍ종사자 보호, 영세 화물차 사업자 지원 등 보완책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미세먼지ㆍ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늦어도 2045년까지 석탄발전을 제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2040년 이전으로 앞당기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석탄발전 감축 로드맵'을 수립해 구체적 이행 방안을 마련하고, 전체 전원믹스는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하되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보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현재 40% 수준인 석탄발전 비중을 0%로 끌어내리려면 ▲안정적인 전력수급 ▲사회적 합의 ▲전기요금의 급격한 인상 방지 ▲석탄발전사ㆍ근로자 및 지역경제 피해 지원책 등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석탄발전을 줄이기 위해 전기요금에 환경비용과 연료비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전력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비용의 50% 이상을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 "환경비용을 합리적으로 산정하고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가 등 연료비 변동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요금체계를 구축하되 가격 상한선과 같은 소비자 보호장치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이 밖에 ▲미세먼지ㆍ기후변화 대응 싱크탱크 설치 ▲동북아 공동대응 협약 구축 ▲사업장 불법배출 패널티 강화 및 중소사업장 맞춤형 지원 ▲대중교통 소득공제 확대 ▲미세먼지 장기 건강영향조사 실시 등을 권고했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다음달 초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면담을 갖고 이번 정책제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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